CU, 편의점서 판매되지 않는 제품 위주의 이커머스 전략
GS25, 빠른 자체 배달에 집중···요기요 인수 검토도

CU는 자사 앱에서 이커머스를, GS25는 자체 배달을 한다. / 사진=각 사
CU는 자사 앱에서 이커머스를, GS25는 자체 배달을 한다. / 사진=각 사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편의점이 각기 다른 전략으로 자사 앱을 활용하고 있다. CU는 자사 편의점 앱에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이커머스를 확대하는 한편 경쟁사인 GS25는 퀵커머스에 방점을 찍고 배달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편의점 앱에서는 주로 비슷한 사업이 진행됐다. 주류를 예약하고 특정 제품군을 구독하는 서비스가 이뤄졌다. 하지만 올해는 판이하게 다른 전략을 내놓고 있다.

CU는 본격적으로 이커머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편의점 앱에서는 구매를 하는 물품이 거의 없었다. 예약이 가능한 정도였다. 가끔 특정 업체와 협업해 이벤트 성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다음 달 2일부터는 본격적으로 물건을 판매한다.

더 이상 오프라인 편의점을 이용하기 위한 앱이 아니라 생필품을 구매하는 이커머스 앱으로 거듭나는 셈이다. 20kg 쌀과 30롤 두루마리 휴지 등 대용량 생필품과 가정간편식(HMR) 등 40여개 상품을 판매한다. 이커머스 수준의 최저가에 무료로 배송을 제공한다.

편의점의 이같은 행보가 대형마트와 서비스가 겹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대용량 생필품이 가격이 저렴하지만 편의점을 주로 이용하는 1·2인 가구가 대용량 제품을 선호할지는 의문”이라며 “또 거주 공간이 넓지 않은 경우 보관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 할인점하고 겹치는 서비스가 될 수 있다”며 “차라리 실물을 보기 힘든 제품을 편의점에 배치해놓고 가까이에서 견물생심이 생기도록해서 판매하는 방법이 더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가정간편식의 경우 꾸준한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이커머스 판매가 새로운 판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코로나19 이후 HMR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이미 경험을 한 이들은 HMR에 대한 의존도도 늘어났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HMR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 같다. 때문에 이런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CU는 이번 이커머스 도전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앱 내에서 주문되는 제품의 매출이 이용자가 선택한 점포의 매출로 집계되기 때문이다. 향후 CU는 포켓CU 앱에서만 판매하는 기획상품과 CU 특별가 상품을 추가할 예정이다.

CU 관계자는 “CU의 이커머스 시작은 전통 오프라인 채널이 영역을 확대하는 개념”이라며 “기존 점포에서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고 멤버십앱이 쇼핑앱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CU가 이커머스로 쇼핑 기능을 강화하는 반면 GS25는 배달에 집중해 퀵커머스 몸집을 키우고 있다. GS25는 지난달 GS25와 GS수퍼마켓 배달 전용 주문 모바일앱인 ‘우딜-주문하기’를 론칭하고 자체 배달에 나섰다. 자체 배달앱은 출시 10일 만에 누적 주문 10만 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게다가 GS리테일은 요기요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해 배달 덩치를 더 키우려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퀵커머스가 각광받고 있기 때문에 시대의 흐름을 잘 읽은 전략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 실장은 “비대면, 언택트 시대에서 오프라인 매장들은 새로운 유통 방식을 구사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퀵커머스가 화두가 되는 상황에서 지금 바로 주문해서 받고 싶어하는 이용자들의 요구를 읽어 배달에 투자하는 것은 좋은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물건이 내일 아침에 배송되는 시대가 아니라 즉시 배달되는 배달서비스가 요구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 역시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이 교수는 “유통업계가 배달 서비스에 뛰어들어 배달 인프라를 구축하는 상황”이라며 “GS25가 미리 준비하는 전략을 잘 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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