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된 상황 속 리더십 회복 측면에선 긍정적 효과 기대 있어
단순히 풀려난 후 별다른 변화 없으면 시장에 감동 줄지 미지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을 놓고 각종 전망 및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해당 이슈가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29일 영업이익 12조566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26% 늘어난 액수다.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이다. 반도체와 가전이 고루 선전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실적은 고공행진이지만 주가는 여전히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적이 주가를 견인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기존사업 호실적은 이미 투자자들에게 감동을 줄 요소가 아닌 것이 됐다.

이와 관련,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이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줄지 여부에 투자자들은 관심을 갖는다. 일단 긍정적 전망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2분기 실적발표 후 삼성전자의 컨퍼런스콜을 보면 시장을 리딩 하기보다는 따라 가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치고 나갈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을 보여주는데, 이재용 부회장을 풀어주면 그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사실상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큰 변화를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현대차나 배터리 등 주력 부문을 키우려는 LG와 대비된다. 총수 부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 이 부회장이 풀려나면 변화에 대한 기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이 부회장을 풀어주는 것 만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도 있다. 막상 밖으로 나왔지만 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활동에 나서지 못하거나 변화를 기대할만한 결정 등이 나오지 않으면 시장의 기대감도 반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부회장이 사면이 아니라, 취업제한을 피하기 힘든 가석방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풀려난다고 해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은 현재 사면이 아닌 가석방 가능성도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석방은 대통령이 아닌 법무부 차원의 결정이지만, 각 시민단체들이 일제히 이 부회장의 사면은 물론, 가석방에 대해서도 강한 반대입장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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