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지속가능경영 보고서·ESG 보고서 발간
SKT·KT, 비통신 사업 강화···“기업가치 제고 목표”
LGU+ “찐팬 확보로 내실 다져 1·2위 사업자 추격”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텔레콤과 KT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보고서에서 신사업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찐팬’ 확보를 내세우며 서비스 품질 향상을 1순위 과제로 내세웠다.
2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를 마지막으로 이동통신 3사는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또는 ESG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중 KT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ESG보고서를 냈다. KT는 지난해까지 ‘KT 통합보고서’라는 이름으로 보고서를 냈지만 올해부터 ESG 보고서로 명칭을 변경했다.
◇ SKT·KT, ‘신사업 강화’해 기업가치 높인다
SK텔레콤은 지속경영보고서 중대성 평가에서 ‘뉴 ICT(미디어, S&C, 커머스, 모빌리티)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최우선 중요이슈로 꼽았다. 이어 ▲5G 리더십 강화 ▲개인정보보호 ▲고객가치 혁신 등을 핵심이슈로 선정했다.
작년 보고서 기준 SK텔레콤은 지속가능경영 이슈 중 ‘사회적 가치 창출’을 1순위로 선정한 바 있다. 이어 ▲5G 리더십 강화 ▲고객가치 혁신 ▲뉴 ICT(미디어, 보안, 커머스) 전략 등 총 4개를 핵심이슈로 꼽았다.
올해 보고서에서 지난해 4순위를 차지한 뉴 ICT 신사업 고도화가 1순위로 올라왔다. 이는 지난해 말 티맵모빌리티 분사 후 뉴 ICT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가운데, 본격적으로 개별 사업을 고도화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오는 11월 회사를 유·무선 통신 기반의 존속회사와 반도체·ICT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SKT신설투자(가칭)로 분리하는데, 신설회사는 그간 통신사업의 그늘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던 뉴 ICT 사업의 성장 가속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오는 2025년까지 원스토어(2021년 말~2022년 초), ADT캡스(2022년), 11번가·콘텐츠웨이브(2023년), 티맵모빌리티(2025년) 등 5개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분할 후 순자산가치 약 26조원에서 2025년까지 75조원대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지난달 애널리스트와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세미나에서 “신설회사는 반도체, ICT 투자 전문회사로서 ‘인베스팅 프로듀서’ 역할을 지향한다. 투자 영역은 테크, 플랫폼 영역 중심이며,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검토하고 투자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자와 포트폴리오 성장을 통해 연간 30% 순자산가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ESG보고서에서 지속가능경영 이슈 중 ‘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을 통한 기업경쟁력 강화’를 1순위 과제로 선정했다. 이어 ▲고객정보 보호 및 사이버 보안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 ▲ICT 기술을 통한 고객의 삶의 변화 ▲공정거래 및 법규 준수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 구축 ▲윤리 및 정도경영 확립 등을 ‘중대이슈’로 꼽았다.
KT는 지난해 발간한 통합보고서에서 ‘ICT 기술을 통한 고객의 삶의 변화’를 1순위로 꼽았다. 지난해 고객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올해 KT 기업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비통신사업을 확대해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로 전환을 추진하며 주가도 함께 높인다는 구현모 KT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KT는 인공지능(AI)·DX(디지털전환)와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두 축으로 디지코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기술을 기반으로 비통신사업을 확대해 기업간거래(B2B) 및 콘텐츠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방식이다.
KT는 AI·DX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와 미디어·콘텐츠 사업 확대를 위해선 올해 초 신설한 콘텐츠 전문 법인 KT스튜디오지니를 양축으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디지털플랫폼 기업 KT는 국가와 사회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기업”이라며 “앞으로도 KT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와 같은 첨단기술을 발판으로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LGU+, ‘찐팬’ 기반 질적 성장이 우선···"1·2위 사업자 추격"
SK텔레콤과 KT가 신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춘 반면,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고객 서비스 품질’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LG유플러스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중대성 평가 1순위 과제로 '고객 만족도 및 서비스 품질 향상'을 선정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을 통한 제품 및 서비스의 혁신 ▲고객 정보보안 및 신뢰도 향상 ▲시스템 가용성 확보 ▲5G 글로벌 리더십 선도 ▲윤리경영 및 공정거래 이행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에서 LG유플러스가 ‘고객 만족도 및 서비스 품질 향상’을 1순위 과제로 꼽은 것은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올해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 온 '찐팬 확보 전략'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지난 1일 취임 후 처음으로 찐팬 확보 전략에 방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컨슈업사업부문과 컨슈머영업부문으로 나눴던 조직을 ‘컨슈머사업부문’으로 일원화했다. 이를 통해 서비스, 상품, 마케팅, 영업, 고객 경험 등을 한 조직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팀별로 나눴던 고객서비스 업무를 합쳐 ‘고객만족담당’을 신설했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시장 3위 사업자로서 신사업 확대보단 본업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점유율 높이기보다 해지율 낮추기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간 수조원의 마케팅비를 쏟아부어 가입자를 뺏는 ‘출혈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지난해 말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수(가입회선수) 중 순수 휴대전화 가입 회선은 5600만여개에 달한다. 이처럼 국내 소비자 대부분이 이동통신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이미 포화상태인 이 시장에서 이통 3사는 뺏고 뺏기는 경쟁을 이어왔다.
황 대표는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고객이 상품‧서비스에 열광해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권유할 수 있도록 고객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는 해지율이 가장 낮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며 “경영성과는 고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면 자연스레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 경영성과가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