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프로젝트 준공하며 실적 하락
빠른 속도로 목표달성 근접, 상반기 수주한 사업장까지 착공하면 하반기 실적개선 이룰 듯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2분기 실적발표를 마친 국내 주요건설사들이 일제히 지난해 동기대비 부진한 성적을 내놓았다. 대형 프로젝트가 준공된 영향이 큰데, 올 상반기 수주한 대형 사업장들이 곧 착공에 나서면 하반기에는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 2분기 14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8.4% 감소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4조3835억원으로 이 역시 지난해 동기보다 3.5% 소폭 감소했다. 그나마 호조세를 띈 주택사업부문 덕분에 상반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3419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7.1%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내며 잔칫집 분위기지만 건설부문만 열외다. 건설부문만 따로 보면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23.6%나 감소한 1130억원에 그쳐서다. 회사 측은 평택반도체 2기와 중국 시안반도체 공장 등 대형 건설현장이 준공 단계이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별 매출을 보면 건축(-14.4%), 토목(-6.9%) 부문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건설은 올 2분기 10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대비 28.8% 급감한 수준이다. 2019년 분양 공급이 부진했던 여파로 지난 분기에 이어 이번 2분기에도 두 자릿수 매출 감소가 지속된 것이다.
이밖에 GS건설의 영업이익도 지난해 동기 대비 24% 이상 감소한 1253억원에 그쳤다. 대규모 플랜트 현장이 대부분 마무리됐고, 상반기 플랜트사업부 인력 중심으로 진행한 전직지원 프로그램으로 일회성 비용 1000억원이 발생한 영향이다.
그러나 이들 건설사들은 2분기 실적부진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상반기 수주 성과가 좋아 일감을 충분히 확보해둔데다,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가 곧 착공할 게 예상됨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될 게 기대되고 있어서다.
삼성물산의 올 상반기 수주실적은 7조5140억원으로 이미 연간 전망 10조7000억원의 70%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1조8715억원), 평택 반도체 3기(1조6020억원), 대만공항(1조1644억원), 싱가폴 지하철(5008억원) 등 프로젝트가 가동되면서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도 마찬가지다. 상반기 신규수주액이 18조3904억원으로 올해 연간 수주목표를 72.4%나 달성했다. 주요 수주사업장은 싱가포르 SP 그룹 라브라도 오피스 타워 및 변전소·관리동 신축공사와 사우디 하일알 주프 380㎸ 송전선 공사, 파주 운정 P1 2블록 복합시설 신축공사, 제주 한림 해상풍력발전 투자개발 등이다. 하반기에도 국내 건축·주택 부문과 사우디 마잔 개발 프로젝트, 타르 루사일 플라자 공사,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 등 대규모 신규 공사가 착공하면서 매출도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은 올해 분양 목표 1만6800가구 중 상반기 2800가구 분양에 그쳤다. 그만큼 하반기에 분양할 사업장이 많다는 뜻이다. 회사 측은 남은 사업장까지 분양을 마치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있다. 상반기 신규 수주도 앞서 언급한 두 건설사 못지 않다. 상반기 수주액은 총 4조원으로 작년 연간 수주액 3조9000억원을 넘어섰다. 이 중 주택 수주가 약 3조3000억원인데 이는 전년 동기대비 2.7배 늘어난 수치다. 하반기에는 공릉역세권 개발사업 등 메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면 더욱 빠른 속도로 실적 호조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GS건설도 마찬가지다. GS건설은 올해 분양물량을 2만8000가구를 계획했던 가운데 상반기에는 1만2000가구 분양을 완료해 하반기에는 이보다 많은 1만6000가구가 남아있다. 분양물량은 늘어나는 데다 전직프로그램 등에 따른 일회성비용이 해소되는 만큼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미 연간 수주목표의 70% 이상을 달성한 여타 건설사보다 수주달성은 더딘 편이다. GS건설의 올해 신규수주목표는 13조7000억원이나 아직 4조7980억원에 머무르며 목표의 35% 수준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GS건설은 “향후에도 안정적인 이익 기조를 앞세워 양적 성장보다는 수익성에 기반한 선별 수주와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 그리고 지속적인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