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금지연으로 청약마감시간 2번 연장···문제 해결없이 6시에 청약마감 공지
권희백 대표 사과문 발표했지만 오픈뱅킹 통한 '뒷문' 청약 밤늦게까지 뚫려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밀려드는 공모청약신청 주문으로 전산장애가 빚어진 가운데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그대로 청약신청을 마감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청약마감 공지 이후에도 오픈뱅킹을 통한 청약신청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면서 밤늦게까지 추가 신청이 이뤄지는 ‘뒷문’ 청약이 다수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26~27일 이틀 동안 진행된 한화플러스제2호스팩 공모청약에서 전산장애를 해결하지 못하고 청약신청 접수가 사실상 마감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화플러스제2호스팩은 8월5일 상장 예정인 스팩으로 공모가 2000원에 375만주를 신주모집한다. 총 공모규모는 75억원으로 이 가운데 25%인 18억7500만원(93만7500주)가 일반투자자 물량으로 배정됐다.
한화플러스제2호스팩은 카카오뱅크 공모청약과 동시에 이뤄져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받았다. 하지만 실제 한화플러스제2호스팩의 청약 일정이 진행되자 공모주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청약 2일차인 전날에는 주문이 몰려들면서 비대면 은행이체 서비스가 오후부터 사실상 마비되는 전산사고가 일어났다. 기존에 예수금이 계좌에 있었던 투자자들은 청약 신청을 할 수 있었지만 타사 계좌에서 돈을 이체해 청약을 신청하려는 고객들은 입금이 지연되면서 증거금 납입이 힘들어졌다. 다만 오프라인 지점과 콜센터를 통한 이체 및 청약접수는 가능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청약마감시간을 오후 4시에서 5시로 한차례 연장했다가 전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6시로 한 차례 더 연장했다. 하지만 입금지연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은 그대로 6시에 청약신청 접수를 마감해버렸다.
투자자들은 반발했고 한화투자증권은 권희백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띄웠다.
이후 각종 증권커뮤니티를 통해 오픈뱅킹을 이용하면 추가 청약접수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논란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KB금융의 리브메이트나 저축은행의 오픈뱅킹을 이용하면 한화투자증권 계좌에 입금이 가능했고 마감시간 이후에도 청약신청 접수가 가능했다. 일종의 우회루트였던 셈이다. 이 우회루트 청약신청은 밤 10시 넘어서까지 가능하다 12시가 다 되어서야 막혔다.
전날 6시 기준 한화플러스제2호스팩 청약경쟁률은 900대1을 조금 넘어서는 수준이었지만 추가 접수가 계속되면서 밤에는 1000대 1 수준까지 올라갔다. 이는 지난달 17일 상장하면서 908.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삼성머스트스팩5호를 넘어서는 올해 최고 스팩 청약경쟁률 기록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내부 논의 끝에 마감 이후 진행된 청약신청은 인정하지 않고 환불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전산장애로 증거금 입금이 지연된 것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었기에 청약신청이 무효화된 투자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