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구마다 기기 설치하고 인력 배치···인건비 무시 못 해
매장 수가 많을수록 독이 되는 상황···대형마트도 출혈 커

지난 13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정문에 QR체크인 출입 등록을 위한 기기가 설치돼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 13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정문에 QR체크인 출입 등록을 위한 기기가 설치돼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방역당국이 백화점, 대형마트, 복합쇼핑몰에도 QR코드 등 출입 등록을 의무화하면서 유통업계가 QR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기기 설치 등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7일 회의에서 ‘백화점 등 대규모점포 출입명부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내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자 내린 결정이다. 앞서 올해 초만 해도 백화점 QR코드 도입에 대해 방역당국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백화점이 코로나19 단골 감염시설이 되자 최후의 카드를 꺼낸 것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앞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부터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산업발전법상 3000㎡이상 규모의 매장은 QR코드와 안심콜 등 출입명부 관리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새 방역수칙은 오는 30일부터 시행된다.

당초 대형 다중이용시설 QR코드 도입 시 한꺼번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또 다른 감염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중대본은 경기도 고양시의 안심콜 운영 사례와 서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출입명부 작성 시범 적용 결과 일부 시간대에 고객 대기 현상이 발생했으나 전반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웃렛, 스타필드 등 복합쇼핑몰 모두 일제히 QR코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먼저 무역센터점에 QR코드를 도입한 현대백화점은 오는 30일부터는 나머지 백화점 15곳과 8개 아웃렛에 QR체크인과 안심콜 등 출입자 등록관리 시스템을 도입한다.

무역센터점 전체 출입구 13곳에서 QR체크인 등록을 해 온 만큼 다른 지점에도 여러 출구마다 직원 2명 정도를 배치하고 기기도 많이 배치할 예정이다. 실제로 무역센터점 시행 결과 안내하는 직원과 기기 수만 충분하면 무리 없이 출입하는 것이 가능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시민들의 QR코드 체크인이 익숙해진 만큼 큰 혼선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도 오는 30일부터 전 지점에 한해 QR코드와 안심콜 등 출입자 등록관리 체계를 도입한다. 신세계백화점은 12곳에 불과하지만 롯데백화점의 경우 백화점과 아웃렛 모두 포함해 51개 점포에 QR코드가 도입된다.

QR코드 도입은 단순히 기기만 설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출입구마다 안내 직원을 배치하고 살펴봐야 한다. 백화점마다 여러 출입구가 있는데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점이 많아 QR코드가 배치되는 곳은 적어도 100곳은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출입구 당 1~2명의 인력을 배치한다고 하면 인건비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의 경우 여러 점포 출점을 통한 전략이었기 때문에 많은 점포가 있고 여기에다 QR코드 출입 등록 시스템을 갖추고 직원을 배치 위해서는 비용 지출이 클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역으로 생각하면 지역 고용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반길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대기줄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객 출입 동선별로 운영 기준을 수립해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메인과 보조 입구에서는 QR체크, 안심콜을 병행하고 주차장 입구에서는 안심콜로만 진행할 예정이다.

대형마트 역시 매장 수가 많아 비용이 많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전국 138개 매장에 QR코드 인증용 태블릿PC를 설치한다. 홈플러스는 고객 출입구를 지상 및 주차장 등 필수 동선으로 최소화해 각 고객 출입구에 QR코드 인증용 태블릿PC를 설치하고 수기 명부도 함께 비치할 계획이다.

이마트 역시 전국 138개의 매장에서 출입 명부 관리를 시행한다. 우선 안심콜과 수기 명부 위주로 출입 등록을 한 뒤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위한 장비가 갖춰지는 대로 QR코드 체크인도 병행할 계획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QRQ 방식으로 출입등록을 진행한다. QRQ는 스마트기기가 필요 없는 QR코드 출입명부 등록 방식이다. 업체가 QR코드를 만들어서 이미지를 출력하면 방문객들은 이 이미지를 카메라모드로 인식하면 되는 방식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마트의 경우 입구가 협소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QRQ 방식을 사용하기로 했다”며 “기기를 둘 필요가 없고 한 번에 여러 명이 QR코드를 인식하면 되는 방식이다. 나이대가 있는 방문객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백화점·대형마트 직원을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대상으로 지정하고 빠른 백신 예방 주사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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