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신규 확진자 1365명···천은미 “내달 중순까지 확산” 전망
감염병 전문가 “휴가철 국민들 이동 우려···당분간 확진자 줄지 않을 것”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본격 휴가철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정체, 비수도권 확산 추세를 들며 비수도권에서 확산 여부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365명이다. 최근 1주간 발생한 일별 신규 확진자는 1781명→1842명→1630명→1629명→1487명→1318명→1365명을 기록하며 1300명∼1800명대를 오르내렸다. 이에 이달 초순부터 진행된 코로나 4차 유행 확산세에 관심이 집중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수도권은 정체이고 비수도권은 확산 추세라는 점에 공감한다. 향후 추세를 전망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오는 8월 중순까지 확산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의 비수도권 코로나 대응이 다소 늦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수도권의 경우 최근 코로나가 다소 정체되는 양상을 보이는데 비수도권은 계속 확산하는 추세”라며 “비수도권의 코로나 확산이 진정돼야 코로나가 주춤하는 사태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휴가철의 경우 수도권과 비수도권 교류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수도권과 비수도권 양쪽이 균형적으로 조정될 때 코로나 확산이 주춤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다음 주 정도 코로나 확산 피크가 꺾이게 되면 다행이라고 본다”며 “비수도권 안정세와 델타 변이가 주요 변수”라고 진단했다. 그는 “당장 이번 주 코로나 추세를 전망하긴 어렵다”라며 “지난주 일요일과 월요일 확진자가 사상 최대였는데 이번 주 확진자가 지난주와 비슷하면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라고 정리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수도권에서 시행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효과가 곧 발생할 것”이라며 “수도권은 정체나 약간 감소, 비수도권은 확진자가 늘어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현재처럼 답답한 상황에서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1차 기준 국민들 70%, 2차 기준 절반 이상 접종이 완료되면 한숨을 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확산 변수는 국민들 이동 여부인데, 사람들이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컨트롤이 안 된다”라며 “또 다른 변수인 델타 변이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엄 교수는 “당분간 코로나 확진자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도권은 코로나 확진자 정체나 일부 감소, 비수도권은 늘어나는 추세”로 정리했다. 천 교수는 “7월 말과 8월 초 휴가철 지방에서 감염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국인 노동자들 집단감염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8월 중순까지는 코로나가 계속 확산될 것”이라며 “7월 한 달 간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은 것도 확산의 한 사유”라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내일(28일)이나 목요일(29일) 코로나 확진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며 “모더나 백신 유통의 불투명성 등으로 인해 8월도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정책과 백신 접종, 국민들의 방역수칙 준수 여부, 델타 변이 등이 코로나 확산을 결정하는 변수”라고 정리했다. 김 교수는 “다중이용시설에서 지속적으로 코로나가 발생하고 있고, 국민들이 정부를 불신해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백신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모더나가 예상대로 통보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물론 확진자가 2000명대나 3000명대로 급작스럽게 증가하지 않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최근 확산 추세가 가을로 이어질 경우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백신 1차 접종 70% 달성도 어렵지만 달성해도 해외 사례를 보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상당수 국민은 예정대로 휴가를 갈 가능성이 높아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수도권은 정체, 비수도권은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번 주 중 1500명에서 16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당분간 확진자가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결국 국민들이 또 다시 휴가를 연기하거나 이동을 최소화는 방안을 정부가 권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