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이후 정의선 회장 주도로 현대차 양궁 기술 지원 프로젝트 실시
고정밀 슈팅머신·심박수 탐지·인공지능 코치 등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2020 도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남녀 양궁 대표팀이 금메달 3개를 챙기며 세계 최고임을 전 세계에 또 한번 각인 시켰다.
양궁 대표팀이 메달을 석권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양궁사랑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물심양면 지원과 현대차의 첨단 신기술이 양궁 대표팀에게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궁 선수단은 혼성 단체전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물론 여자 단체전 9연패, 남자 단체전 2연패 등 위업을 달성하며 대한민국 양궁의 새 역사를 썼다. 남녀 개인전 금메달 2개까지 거머쥐면 2개 대회 연속 전 종목 석권도 가능하다.
정의선 회장은 대한양궁협회장으로 도쿄 올림픽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주 미국 출장에서 복귀하자마자 바로 일본을 찾았다. 주요 경기에 직접 참관해 선수단을 응원하고, 금메달이 확정되자 두 손으로 엄지를 치켜들어 보이며 대표팀을 축하했다.
현대차그룹의 양궁 사랑은 37년 동안 계속됐다. 지난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정몽구 명예회장부터 정의선 회장까지 우수 인재 발굴 및 첨단 장비 개발, 양궁 인구 저변 확대에 힘썼다.
특히 올해는 정의선 회장 주도하에 진행된 기술지원 프로젝트가 빛을 발했다. 세계 최강의 한국 양궁이지만, 현대차그룹의 기술력을 접목하면 선수들의 기량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장비의 품질과 성능을 높이고 선수들의 멘탈 강화 등 경기 외적 변수를 최소화하는데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는 취지다.
현대차그룹은 2016년 브라질 리우대회 이후 양궁협회와 다양한 기술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인공지능(AI), 비전인식, 3D 프린팅 등 첨단 신기술을 총 동원했다.
이를 통해 고정밀 슈팅머신, 점수 자동 기록장치, 비전 기반 심박수 탐지, 딥러닝 비전 인공지능 코치, 선수 맞춤형 그립 등에서 기술을 지원했다.
고정밀 슈팅머신의 경우 신규 화살 테스트를 선수들이 직접 하지 않고 자동으로 할 수 있게 해 편리성을 높였다. 과거에는 선수들이 자신들에게 맞는 화살을 선별하기 위해 직접 활시위를 당겨 확인해야 해서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해당장비를 사용하면 선수들은 70m 거리에서 슈팅머신으로 화살을 쏴 신규 화살의 불량 여부를 테스트한다. 과녁에 쏘아진 화살이 일정 범위 이내에 탄착군을 형성하면 합격 처리된다. 또한 힘, 방향, 속도 등 동일한 조건에서 테스트가 가능해 선수 컨디션, 날씨, 온도 등에 상관없이 화살 분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점수 자동 기록장치는 정밀 센서 기반의 전자 과녁을 적용해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저장하는 기술이다. 무선통신을 통해 선수들의 점수를 모니터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시해, 선수나 코칭 스태프가 직접 과녁에 가거나 망원경으로 보지 않아도 점수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장비는 선수 얼굴의 미세한 색상 변화를 감지해 맥파를 검출하고, 심박수를 측정해준다. 현대차는 정교한 심박수 측정을 위해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선수 얼굴 영역을 판별하고 주변 노이즈를 걸러내는 별도 안면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했다. 코칭 스태프는 훈련과정에서 축적된 심박수 정보와 점수 데이터를 연계해 선수들의 심리적 불안 요인을 제거하는데 활용했다.
딥러닝 비전 인공지능 코치는 현대차그룹 인공지능 전문 조직 에어스 컴퍼니가 보유한 AI 딥러닝 비전 기술을 적용했다. 선수들의 훈련영상을 실전을 위한 분석에 용이하도록 자동 편집해주는 기술이다. 기술 개발을 위해 에어스 컴퍼니는 수천개의 양궁동작 이미지를 통해 영상에 등장하는 선수 움직임을 감지하는 딥러닝 비전 컴퓨팅을 활용했으며 과녁 영상에서 마지막에 꽂힌 화살을 찾아내는 인공지능 모델을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