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청약증거금에 시선···SKIET 81조 넘는100조원 나올까
중복청약 폐지로 눈치싸움 치열···KB證 '물량' vs 현대차證 '경쟁률' 장점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카카오뱅크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 들어간 가운데 지난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세웠던 역대 최대 청약증거금 기록(81조원)을 다시 쓸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청약증거금 ‘100조원’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이번 카카오뱅크 청약은 중복청약이 금지되기에 공모주 투자자들로서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 중 하나의 증권사를 골라 청약 신청을 해야 한다.

최적의 선택지를 놓고 투자자들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을 가지고 있는 KB증권이 유리하다는 분석과 고객 수가 가장 적은 현대차증권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 청약증거금 ‘100조원’ 기록 세워질까

26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이날 10시부터 시작된 카카오뱅크 청약은 27일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이날 카카오뱅크 청약신청이 시작하자마자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청약경쟁률과 증거금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오후 3시 기준 평균 경쟁률은 35.73대 1로 청약참가자 수는 88만8134명에 달한다. 청약증거금 역시 10조원을 넘어섰다.

이번 카카오뱅크 공모청약은 다수 증권사 계좌를 활용한 중복청약이 제한된다. 이에 따라 공모주 투자자들은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 등 4개 증권사 가운데 하나의 증권사를 통해서만 신청해야 한다.

증권사별로 배정받은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물량을 살펴보면 전체 1636만2500주 가운데 KB증권이 881만577주(53.8%)로 가장 많고 한국투자증권 597만8606주(36.5%), 하나금융투자 94만3990주(5.77%), 현대차증권 62만9327주(3.85%) 순이다. 각 증권사별 균등배정물량은 KB증권 440만5289주, 한국투자증권 298만9303주, 하나금융투자 47만1995주, 현대차증권 31만 4664주다.

이번 카카오뱅크 공모청약에서는 지난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청약 당시 세워졌던 역대 최대 청약증거금 기록이 깨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당시 SK아이이테크놀로지 청약에서는 80조9017억원이 모이며 기존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가지고 있던 역대 청약증거금 기록을 한 달 반에 넘어선 바 있다.

이미 지난 20~21일 진행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역대 최대 수요예측 주문 기록을 세웠다. 기관투자가들은 이틀 동안 2585조원에 달하는 주문을 넣었는데 이는 지난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2417조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주문금액이다.

일각에서는 청약증거금 100조원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카카오뱅크가 SK아이이테크놀로지보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데다 국내 공모주 시장의 열풍이 지속되면서 시중의 유동성을 끌어들이는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IPO대어급 상장이 거듭될수록 공모주 투자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급증하고 있다. 앞서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 당시 청약건수는 239만8167건이었지만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서는 474만4557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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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선택지는 KB증권 or 현대차증권?

공모주 투자자들로서는 같은 투자금으로 청약에 나서더라도 증권사별 경쟁률에 따라 받게 되는 주식의 수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앞서 SK아이이테크놀로지 청약에서도 증권사별로 청약경쟁률이 최대 2배 차이가 나면서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청약은 대표상장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SK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에서 진행됐고 전체 청약경쟁률은 288.17 대1이었다. NH투자증권의 청약경쟁률은 502.16대 1로 가장 높았으며 SK증권이 225.14대1로 가장 낮았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카카오뱅크 청약에서는 KB증권과 현대차증권을 통해 청약 신청을 해야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B증권의 경우 가장 많은 공모물량을 가지고 있기에 투자자들이 받게 될 주식 수도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증권의 전체 물량만 881만577주이고 균등배정 물량은 440만5289주다. 앞서 SK아이이테크놀로지 청약 당시 대표상장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접수된 청약신청이 가장 많았는데 142만9352건이었다. 청약신청자 수가 당시의 2배로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KB증권을 통해 청약을 접수한다면 1인당 균등배정을 통해 2주씩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반면 고객 수가 많지 않은 현대차증권이 의외로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증권이 배정받은 물량은 62만9327주에 불과하지만 고객 수가 적기에 1인당 가장 많은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증권이 상장주관사단에 합류한 마지막 IPO는 지난해 12월 상장한 명신산업이다. 당시에는 균등배정이 도입되기 전이다. 명신산업 청약에서는 미래에셋증권, 현대차증권, 하나금융투자, KB증권 등 4개 증권사를 통해 총 9만4818건의 청약신청이 접수됐는데 당시 현대차증권의 청약건수는 1만3811건이었다.

하지만 올해 균등배정으로 공모주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현대차증권 계좌를 만든 고객들이 크게 늘어났기에 섣부른 추측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7월22일 기준 7월 계좌개설 건수가 상반기 월평균 계좌 개설에 비해 13배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뒤늦은 계좌개설 수요가 합쳐지면서 상대적으로 배정 주식이 적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B증권과 현대차증권은 25일까지 개설된 계좌로만 청약을 할 수 있지만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청약 마지막 날인 27일 개설된 비대면 계좌로도 청약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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