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오딘’ 흥행으로 빅3 위협
하반기 대작 쏟아지면서 치열한 경쟁 예상

사진=카카오게임즈
사진=카카오게임즈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등 빅3를 위협하는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오딘’이 4년간 1위를 수성한 리니지 형제를 제친 데 이어 공세를 이어갈 신작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상반기 잠잠했던 빅3 역시 기대작을 하반기에 쏟아내면서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개장 직후 10만2300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달에만 주가가 70% 넘게 상승한 배경에는 신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대히트 덕분이다. 출시된 오딘이 매출순위에서 ‘리니지M’을 넘어 1위를 유지하자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이다. 또 전날 출시한 신작 ‘이터널 리턴’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기업공개로 주식시장에서 관심을 한 몸에 받았지만, 게임시장에서 존재감은 미미했다. 처음으로 퍼블리싱을 맡은 ‘엘리온’이 부진하면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을 받았다. 여기에 지난 2월 안정적인 수익원이었던 ‘검은사막’의 북미 퍼블리싱 계약이 끝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상황 역전의 기회가 생겼다.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이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이용자들의 불매운동을 겪은 것이다. 또 코로나19 장기화로 신작 출시가 지연됐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2’를 1분기에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하반기로 연기했다. 넥슨은 상반기에 단 한 개의 신작도 내놓지 않았다. 

신작부재와 빅3에 대한 불만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오딘이 공개되자 이용자들은 대거 몰렸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을 기반으로 한 과금시스템에 불만을 품은 리니지 이용자들이 비슷한 장르에 과금 유도는 덜한 오딘으로 갈아탔다. 또 기존 지식재산권(IP)를 잇는 후속작이 아닌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한 신규 IP 게임이란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카카오게임즈는 개발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과 퍼블리싱 계약과 동시에 지분 투자도 함께 진행했다. 개발력과 IP를 확보할 보험을 마련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목표가 상향 리포트를 쏟아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1일 “대형 게임 회사로 발돋움이 기대된다”라며 목표주가를 12만원으로 상향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내놔 게임업계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출시 예정작만 10개가 넘는다. 그 첫 번째는 지난 22일 출시한 PC 온라인 배틀 게임인 ‘이터널 리턴’이다. 최대 18명의 플레이어가 전략을 펼치며 최후의 1인 혹은 1팀을 가리는 게임으로 흥행 연타를 이어나갈지 주목받고 있다. 

오딘을 이을 기대작 중 하나는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다. 경주마를 미소녀로 의인화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우마무스메는 지난 2월 일본 서비스 시작 후 현재까지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1400억원을 달성하는 등 흥행이 보장된 게임이다.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블레이드앤소울2, 마블 퓨처 레볼루션, 프로젝트HP/ 사진=각사

그러나 하반기 빅3가 본격적으로 대작을 꺼내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8월 26일 블레이드앤소울2를 출시해 반격에 나선다. 엔씨소프트는 블소2 사전예약에 746만 이용자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는 리니지2M(738만)을 넘는 국내 최다 사전예약 기록이다. 엔씨소프트는 출시 전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공개해 기대감을 높일 계획이다.

넷마블은 ‘제2의 나라’에 이은 또 다른 기대작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선보인다.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마블 IP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모바일 오픈월드 액션 RPG 게임이다. 역대 흥행작인 ‘어벤져스’를 집필한 작가 마크 슈머라크와  협업해 눈길을 끌었다. 유명 IP인 마블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란 점에서 흥행 기대감이 상당하다.

넥슨은 신규개발본부를 꾸리고 AAA급 게임을 기획하고 있다. 다음 달 신규 프로젝트의 첫 작품인 ‘프로젝트 HP’의 알파테스트를 진행한다. 또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프로젝트 HP를 포함해 9종의 신규 프로젝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연내에는 대표작인 카트라이더를 PC와 콘솔 게임으로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는 게임흥행에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흥행작이 나오면 언제든 판도가 바뀔 수 있다”면서 “안정적으로 매출을 내는 작품을 확보하면서도 수준 높은 게임개발을 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