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사회공헌·친환경 투자 등 세부지표 공개
신한금융, 지역사회 기부 총액 1위···KB금융, ESG채권 발행 비율 20% 돌파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국내 금융사들의 최대 경영 키워드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눈에 띄는 성과들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대 금융그룹들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직접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제약이 있었음에도 서민 금융지원 등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했다. 환경 부문에서도 ESG채권 발행을 확대하고 친환경 기업 대출을 늘리는 등의 노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사회공헌 활동 제약···서민 지원 대출 등은 확대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KB금융그룹을 마지막으로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금융)은 모두 ‘2020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완료했다. 우리금융그룹이 지난 14일 가장 먼저 보고서를 냈으며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각각 16일과 19일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1년간 그룹이 추진해온 미래 경영 전략과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 경영성과를 담은 자료다. 전세계적으로 ESG경영의 가치가 중요시되는만큼 각 금융그룹들도 예년에 비해 구체화된 성과들을 이번 보고서에 담아냈다.
4대 금융그룹들은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회공헌 사업에 다소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대면 접촉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인해 임직원들의 사회봉사 활동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2019년 17만1296시간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던 KB금융의 봉사활동 시간은 7만7859시간으로 절반 이상 줄었으며 신한금융 역시 6만9367시간에서 3만256시간으로 56.38% 감소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역시 각각 68.15%, 65.2% 줄어들었다.
지역 사회에 대한 총 기부금도 대부분 줄어들었다. 임직원 사회봉사 활동 환산금액이 줄어들었을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현물 기부도 감소했다. 이는 각 그룹의 최대 계열사인 은행들의 경영 악화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은 총 자선기부, 지역사회 투자 등을 합한 총 사회공헌 투자금액이 20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2270억원) 대비 11.19%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4대 금융그룹 중 최고 금액을 자랑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투자금액이 많은 우리금융도 2019년 2061억원에서 지난해 1978억원으로 4.03% 감소했다. 하나금융도 같은 기간 1408억원에서 1179억원으로 16.26% 줄어들었으며 KB금융만이 1031억원에서 1136억원으로 상승했다.
대신 각 금융그룹들은 직접적인 사회공헌 활동보다는 대출 등을 통한 간접적 지원에서 높은 성과를 창출했다. KB금융의 경우 중소기업 지원 및 소액금융 대출이 1조8172억원에서 2조8009억원으로 54.13% 늘어났으며 새희망홀씨 대출 등 서민금융 상품 취급액도 1조8985억원에서 2조2749억원으로 19.83% 증가했다.
하나금융 역시 일자리창출지원, 사회적 경제기업 활성화, 지역 균형발전 등을 위해 기업에 1조1744억원에 달하는 여신을 제공했으며 우리금융도 사회적경제기업에 1367억원, 동산·IP(지식재산권) 담보에 3040억원 등의 대출을 지원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64.7%, 342.5% 증가한 수치다. 신한금융도 서민금융 대출 취급액이 2조8597억원에서 3조6156억원으로 26.4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친환경 대출 및 투자 일제히 증가···ESG채권 발행 비율도↑
환경 부문에서는 4대 금융그룹 모두 친환경 기업에 대한 대출과 투자를 늘리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KB금융의 경우 환경 오염 방지와 에너지효율화 관련 기업 대출을 2019년 2조4219억원에서 지난해 3조8287억원으로 58.09% 늘렸으며 신재생에너지 인프라투자도 9488억원에서 1조2671억원으로 33.55% 늘어났다.
신한금융 역시 신한은행이 친환경 기업 대출(보증서, 정책자금 포함)을 10조6428억원에서 12조7286억원으로 19.6% 늘렸으며 신한금융투자가 재생에너지·에너지효율 투자를 7000억원에서 8246억원으로 17.8% 증가시켰다. 신한대체투자운용도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를 2000억원에서 450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렸다.
우리금융 역시 폐기물,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인프라 관련 투자를 6854억원에서 8663억원으로 26.39% 늘렸다. 하나금융도 하나은행이 지난해 8573억원의 친환경 기업여신을 새롭게 취급했으며 하나금융투자가 1조2755억원을 태양광, 풍력발전, 바이오매스 등에 투자했다.
ESG채권 발행도 크게 늘어났다. KB금융은 ESG채권 총액이 1조5982억원에서 4조5571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고 전체 채권 대비 ESG채권 발행 비율도 15.8%에서 24.6% 대폭 증가했다. 신한금융은 ESG채권 발행액이 2019년 1조7907억원에서 1조693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ESG채권발행 비율은 10.3%에서 14.8%로 높아졌다.
우리금융도 ESG채권 발행액이 1조550억원에서 1조2346억원으로 증가했으며 비율도 9.26%에서 11.54%로 상승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약 3조50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으며 6억달러(약 7000억원)를 제외한 2800억원 가량이 지난해와 올해 발행됐다.
향후 4대 금융그룹들은 각 사가 설정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ESG금융을 확대할 방침이다. KB금융은 오는 2030년까지 ESG금융의 규모를 50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KB금융은 ESG 분야에 약 22조9500억원을 투자·대출했다.
신한금융은 2030년까지 친환경 금융 지원을 30조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지원금액(2조6773억원)의 15배에 달하는 수치다. 하나금융은 오는 2030년까지 녹색 및 지속가능부문에 총 60조원을 지원할 계획이며 우리금융은 100조원을 지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