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줄줄이 공급주택용지 공급
주택시장 호황·GTX 인접지 등 장점에 경쟁률 치솟을 듯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0명대를 웃돌면서 건설사들의 경영 전략도 주택으로 치우치고 있다. 주요건설사들의 플랜트 사업부문 근로자는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주택사업부문의 인력 비중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공급하는 공동주택용지 확보 경쟁도 한층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H는 인천 검단신도시 내 AB7블록과 AB8블록에서 각각 4만1000㎡와 7만8000㎡ 규모의 공동주택용지 공급에 나섰다. AB7블록에는 아파트 887세대를, AB8블록에는 1567세대를 지을 수 있다. LH는 두 공동주택용지 추첨방식 공급에서 계열사를 활용한 벌떼입찰 예방 차원에서 설계공모형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설계공모에 당선된 업체가 택지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우선권을 부여하는 형태다. 이달 27일까지 응모를 신청하면 10월 말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11월 초 토지계약을 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해당 토지 인근인 원당사거리는 이달 초 국토교통부의 4차 광역교통계획을 통해 지하철 5호선 연장이 확정됐다. 게다가 부지 옆으로 유치원부터 초·중·고교가 모두 모여 있어 교육환경이 우수하다. AB7블록 옆으로는 단독주택 부지가 있어 조망권이 확보된다는 장점도 있다. 주택시세를 이끄는 게 교통호재와 학군인 만큼, 건설사들의 부지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달도 인기 부지의 공급은 예정돼있다. 고양 장항지구 B3블록이 대상이다. 총 4만㎡ 규모에 60~85㎡ 규모 아파트 760세대를 지을 수 있다. 이미 착공한 수도권광역교통철도(GTX) A 노선이 지나가면서 서울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부지 주인찾기도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8월에는 파주 운정신도시인 3지구 A35블록에서도 아파트 910세대를 지을 수 있는 6만3000㎡ 부지가 시장에 나온다. 다만 해당 필지는 앞서 언급한 두 곳과는 달리 임대주택 건설형이어서 GTX-A 호재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질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공동주택 용지는 건설사가 아파트를 짓기 위한 기본재료인 만큼 주택 호황기에는 부지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게다가 중동과 동남아지역 등 국내 건설사가 진출한 해외 지역이 코로나19 대응이 취약해 공사 일시중단 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주택 사업 비중 확대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반응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주택 호황으로 그나마 체면유지를 하고 있는 수준이다. 또 이미 공고가 뜬 인천 검단의 경우 이제 막 입주를 시작하고 있는 신도시인 만큼 더욱 인기가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일부 중소건설사들 사이에서는 공동주택용지 입찰에서 설계공모형 공모방식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에 불만을 품기도 한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설계공모방식은 분양의 속도가 떨어져 지금 같은 주택시장 호황기에는 효율성이 떨어지는데다, 인력풀이 충분한 대형건설사들의 독식구조가 심화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알짜입지의 공동주택용지 공급이 늘어도 설계공모형이라면 중견건설사의 확보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