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1278명, 2주째 1000명 이상···김우주 “정부 정책 무능” 비판
천은미 “정점 변수는 휴가와 델타변이”···이재갑 “확진자 1800명대면 정점은 내주 이후”

이어지는 코로나19 검사 대기 행렬 모습. / 사진=연합뉴스
이어지는 코로나19 검사 대기 행렬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확산의 정점이 아직 멀었다고 입을 모은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278명이다. 1278명은 월요일 확진자(화요일 0시 기준 발표)로는 가장 많은 수치다. 실제 신규 확진자는 지난 7일(1212명)부터 2주째 네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1주간(7.14∼20일)을 보면 1614명→1599명→1536명→1452명→1454명→1252명→1278명을 기록, 매일 1200명 이상씩 나왔다. 

이에 감염병 전문가들은 일부 차이는 있지만 확산의 정점은 현재로선 전망하기 힘들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 정부 방역정책이 너무 무능하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김 교수는 “청해부대 집단감염과 백신 접종 예약 혼란 등 전문가 입장에서 참을 수 없는 수준”이라며 “질병관리청 홈페이지는 백신 접종 예약자들 때문에 접속이 안 될 정도”라고 일갈했다. 그는 “청해부대 감염자를 포함하면 지난 19일 확진자는 1500명 정도로 볼 수 있다”며 “(주말효과가 없는) 21일 발표에서는 당연히 확진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김 교수는 “코로나 확산 정점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등 방역정책과 국민들의 경각심에 달려있다”며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에 이젠 국민들이 적응하는 단계”라고 지적했다. 즉, 수도권에 강력한 방역정책을 시행하면 국민들이 비수도권에 가고 휴가지에 가서 휴식을 취하는 등 방법을 강구해 시행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민들 경각심이 낮아졌고 특히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강해졌다”며 “정부는 국민 개인 간 거리두기에만 초점을 두고 다중이용시설 집합금지는 회피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자영업자들도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반쪽짜리 거리두기 정책”이라며 “정부가 자영업자들에게 차라리 2주간 문 닫으라고 하고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 확산의 정점은 아직 멀었다”며 “비수도권 확진자가 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주 확진자는 지난주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감염병 확산의 정점 여부는 확산세가 안정화 됐을 때 이야기할 수 있다”며 현재는 정점을 논할 때가 아니라고 정리했다. 천 교수는 “코로나 확산 정점 시기를 결정하는 두 가지 변수 중 우선 휴가를 들 수 있다”며 “비수도권 여행지나 휴가지에서는 다음 달 초순까지 코로나 확산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해외에서도 휴가철 국민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코로나가 확산하고 있다”며 “휴가철 확산의 중심지는 여행지나 휴가지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천 교수는 “반면 수도권에서는 정체 또는 소폭 증가 가능성이 있다”며 “직장 내 감염도 위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확산의 정점을 결정하는 두 번째 변수는 델타변이”라며 “예상보다 강력한 전파 속도를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코로나의 정점은 아직 멀었다”며 “해외에서도 코로나가 2주 만에 가라앉은 사례가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주 수요일과 목요일을 보면 추세를 대략 알 수 있다”며 “대략 확진자는 1600명에서 1800명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주말 코로나 확진자는 줄어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늘어났다”며 “지난주 패턴을 이번 주에 대입하면 1800명대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번 주 수요일과 목요일 확진자가 1500명대로 나온다면 일단 확산세가 꺾이는 추세가 가능하다”며 “반면 1800명대가 되면 확산의 정점은 다음 주 이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 주말 추세를 보면 (1500명대 확진자와 이번 주내 정점 도달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현실적으로 확산 추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무게중심은 정점을 다음 주 이후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교수는 “코로나 정점에 도달하는 변수는 국민들 경각심”이라며 “정부 방역정책에 국민들이 얼마나 동참하느냐가 결국 확산의 정점에 빨리 도달하느냐 늦게 도달하느냐를 결정한다”고 당부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가들도 현재 확산 추세가 심각해 정점에 도달한 후 감소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본격 휴가철이 시작되면 이미 숙박을 예약한 사람들을 포함,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데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