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BNK캐피탈 등 잇달아 유상증자 단행
NH농협·KB·하나캐피탈 등 9배 상한치 근접
우리금융캐피탈, 레버리지 비율 9.6배로 상한치 넘겨

주요 캐피털사 레버리지 비율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주요 캐피털사 레버리지 비율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캐피털사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캐피털사에 대한 레버리지 한도를 기존 10배에서 9배로 축소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이에 레버리지 비율이 9배에 근접해 있거나 넘긴 캐피털사들은 하반기 내 자본확충을 추진하는 등 강화되는 규제에 대비해 분주한 모습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캐피탈은 지난 16일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는 2015년 10월 이후 6년 만에 이뤄진 유상증자다.

BNK캐피탈은 최근 자산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레버리지 비율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BNK캐피탈의 레버리지 비율은 9.3배로 작년 말(8.8배)보다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캐피털사에 대한 레버리지 비율 한도를 축소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비해 자본확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레버리지 비율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의 비율로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의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여전사들이 부채를 이용해 무리하게 자산을 늘리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당초 캐피탈사에 적용되는 레버리지 비율 한도는 10배였으나 내년부터 최대 9배, 2025년 이후에는 최대 8배로 축소하기로 했다.

BNK캐피탈에 앞서 신한캐피탈도 지난달 말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신한캐피탈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레버리지 비율은 8.04배다. 내년부터 9배 규제가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최근 신한캐피탈의 자산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레버리지 비율 상승이 우려되자 선제 관리 차원으로 유상증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신한캐피탈의 자산은 올해 1분기 9조7621억원 증가하면서 전분기 대비 9.88% 더 많은 자산 증가세를 기록했다.

BNK캐피탈과 신한캐피탈 외에도 향후 여타 캐피털사들의 자본확충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NH농협캐피탈(8.9배), KB캐피탈(8.65배), 하나캐피탈(8.68배) 등 다수 캐피털사들은 레버리지 비율이 9배에 근접했다. 특히 우리금융캐피탈의 경우 레버리지 비율이 9.6배로 이미 상한치인 9배를 넘긴 상황이다.

우리금융캐피탈 관계자는 “정부 출자로 이뤄지는 온랜딩(On-lending) 상품은 레버리지 비율 산정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레버리지 비율은 9.3배”라며 “내년부터 적용되는 9배 규제에 대비해 유상증자를 포함한 대응책을 여러 가지 방면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강화되는 레버리지 규제로 캐피털사들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여전사는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며 “레버리지 배율이 축소되면 외형 확대에 제한이 걸리기 때문에 성장세가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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