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일 이틀간 셧다운 결정
올해 들어 반도체 부족으로는 첫 중단···21일 임단협 교섭 속도낼 듯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장기화로 르노삼성자동차가 부산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여파로 오는 19~20일 부산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
르노삼성이 반도체 부족으로 부산공장 셧다운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GM 등이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 적은 있지만, 르노삼성은 본사인 르노그룹이 부산공장에 반도체를 최우선으로 공급하는 등 전폭적인 반도체 부품 지원이 있었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 유럽 수출이 본격화되기 이전이어서 생산 차질이 없었다.
특히 르노그룹의 적극적인 반도체 부품 공급 지원으로 상반기에는 차질 없이 생산이 가능했다. 다만 세계적인 반도체 부품 공급 부족 상황으로 불가피하게 부산공장을 셧다운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동안 르노삼성은 노조 파업으로 내수 시장에서 판매 부진에 시달려왔기 때문에 XM3 유럽 수출에 대한 기대가 컸다. 르노그룹이 지난 16일 발표한 상반기 판매 실적에 따르면 XM3는 4개월 동안 약 2만대가 판매된 바 있다.
XM3는 앞서 3월 프랑스 등 4개 국가에 사전 출시돼 3개월간 유럽 사전 판매 목표였던 7250대를 넘어섰다. 지난달부터는 유럽 28개국에서 본격 판매되고 있다. XM3는 러시아를 제외한 전 세계 판매 물량이 부산공장에서 만들어진다.
변수는 노사 갈등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계 중 유일하게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했다. 지난 5월에는 노조가 회사의 기본급 2년 동결 요구에 반발해 총파업에 나서자 회사가 직장폐쇄로 맞불을 놓으며 대치 상황을 벌이기도 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지난달 XM3 출시 미디어 간담회에서 “XM3 물량을 제대로 공급하고 부산공장의 미래를 지켜나가려면 임단협은 중요한 이슈”라면서 “평화롭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노사 관계가 정립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행인 점은 르노삼성 노사가 XM3를 중심으로 부산공장 생산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서 하반기 추가 생산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XM3 수출 물량 확보가 시급해진 사측이 근무 체제를 주·야간 2교대 근무로 원상 복귀했다. 노조도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느라 파업을 중단하면서 노사간 교섭 재개 분위기도 긍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부산공장의 가동이 재개되는 21일부터 노사간 임단협 교섭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르노삼성은 이번 셧다운에도 XM3의 수출 물량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