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간 5000억원 넘게 자금 유입 돼
올 들어 평균 수익률은 11.09%로 시장에 못미쳐
하반기 IPO 몰려 있어 기대감↑···장기적 관점서 봐야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초대형 IPO(기업공개)가 대거 상장하는 이른바 ‘슈퍼위크’를 앞두고 공모주 펀드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어떤 성과를 낼 지 주목된다. 공모주 투자 열풍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것과는 달리 그동안 공모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시장을 앞서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 ‘공모주 펀드 잘나가네’···한 달 새 5000억원 자금유입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공모주 펀드 139곳에 5083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는 같은 기간 1607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던 국내 주식형펀드와 4997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던 해외 주식형 펀드를 뛰어넘는 흐름이다. 

공모주 펀드의 자금 유입세는 이번 한 달만 반짝한 것이 아니다. 공모주 펀드에는 올 들어서만 4조원의 자금이 흘러들었다. 한 달 평균 5700억원 규모의 자금이 공모주 펀드 시장에 유입된 셈이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1462억원의 자금이 펀드로 유입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인기를 끌었다. 

자료=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 / 표=김은실 디자이너.
자료=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 / 표=김은실 디자이너.

공모주 펀드의 자금몰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던 공모주 투자열풍과 관련이 깊다. 지난해 7월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카카오게임즈, 하이브(당시 빅히트) 등이 시장의 큰 관심을 받으며 상장했고 이른바 ‘따상’(공모가 두 배에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기대감으로 투자자금이 몰렸다. 

올해 역시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러지 등 대어들이 연이어 시장 조명을 받았다. 더불어 공모 규모가 큰 대어급이 아닌 IPO들도 연이어 흥행했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등 대어들이 이달 말부터 청약을 시작한다는 점도 자금 몰이의 원천이 됐다. 치열한 일반 청약 경쟁률이 예상되면서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에 나선 것이다. 

◇ 평균 수익률은 기대 이하···하반기 IPO 몰린 것은 긍정적

그러나 공모펀드의 성과는 아직까진 자금몰이 대비 뚜렷한 모습을 보이진 못하고 있다. 공모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최근 1년 동안 11.09%로 국내 주식형 펀드(53.44%), 국내 혼합형 펀드(16.47%)에 뒤처진다. 올해 수익률 역시 공모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72%로 코스피의 상승률인 14%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나마 성과를 내고 있는 일부 공모주 펀드들은 순수 공모주 펀드가 아닌 코스닥벤처펀드가 대다수다. 공모주펀드는 자산구성에 따라 하이일드펀드, 코스닥벤처펀드, 일반 공모주펀드로 분류되는데 코스닥벤처펀드는 전체 투자금의 50% 이상을 코스닥과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이 있는 상품이다. 그런데 코스닥벤처 펀드의 경우 공모주 뿐만 아니라 코스닥 기업의 구주나 CB(전환사채)의 성과가 더해진 경우가 많다.

공모주 펀드가 이처럼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배경에는 치열한 경쟁과도 관련이 깊다. 그렇지 않아도 개인 투자자 배정 확대로 기관 물량(하이일드펀드 우선 배정 물량 일부, 우리사주 미청약 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공모주 투자에 뛰어든 기관들이 많아졌고 그만큼 물량 확보가 쉽지 않아진 것이다. 배정받은 주식 수가 적으면 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든다. 

여기에 상장 후 주가 변동성도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일부 펀드들은 공모주 배정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짧으면 1개월 길게는 6개월 자발적 보호예수를 맺는데, 상장 이후 매도 금지 기간에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할 경우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 이른바 ‘따상’에 따른 기록적인 수익률을 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이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모주 펀드에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순수 공모주 펀드의 경우 연간 수십개의 IPO에서 나오는 티끌을 모아 태산을 만드는 것과 유사하다. 그만큼 성과가 쌓일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며 “그나마 하반기 대기하고 있는 기대 IPO가 많다는 점은 기다림을 일부 단축 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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