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역정책에 대한 불신 커···최저 임금 인상에 대한 우려도

15일 새벽 전국자영업자비대위 소속 회원 등이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비상등을 켠 채 정부의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불복하는 1인 차량 시위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15일 새벽 전국자영업자비대위 소속 회원 등이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비상등을 켠 채 정부의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불복하는 1인 차량 시위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식당 등 자영업을 하는 분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심야에 차를 끌고 나와 서울시내에서 차량 시위를 벌이는 지경까지 갔습니다. 정부가 코로나 확산과 관련, 거리두기 4단계를 실시한 이후 벌어진 일입니다.

실제로 기자가 직접 만나본 자영업자나 종사자들도 상당히 화가 많이 나 있었는데요. 어쩌다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된 것일까요.

일단 기본적으로 정부가, 정확히 말하면 정부의 방역정책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의 거리두기 4단계는 6시 이후엔 2명만 모일 수 있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요. 자영업자들은 도대체 언제까지 가게 문을 닫아야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것이냐고 반문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부의 방역정책 중 비판을 받았던 것들을 보면 그럴 만도 하다는 평가입니다. 정부는 언제부턴가 5인 이상 금지, 3인 이상 금지 등 모임 인원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방역정책을 펴고 있는데요. 2명씩 와서 다닥다닥 테이블에 붙어서 먹으면 코로나19가 피해가느냐는 지적들이 나온 바 있습니다. 차라리 모임인원과 무관하게 가게 총 수용 인원의 몇%까지만 받도록 했다면 모임인원과 상관없이 거리두기를 하고 먹을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입니다.

정부가 이전에 정해놓은 단계를 지키지 않고 오락가락 한 모습을 보인 것도 신뢰를 잃게 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힙니다. 정해놓은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방역을 펼쳐야 하는데 ‘+α’ 와 같은 단계를 만드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부 정책들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정부는 ‘헬스장 음악속도 100~120bpm 유지’라는 방역정책을 들고 나왔는데요. 헬스장에서 어떤 속도로 노래를 트는지와 코로나19 감염이 무슨 상관인지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들이 나왔습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고강도 운동을 저강도 유산소 운동이나 혹은 유연성 운동으로 대체할 수 있는 수칙“이라며 현장 협회 및 단체와 협의한 결과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나온 최저임금 인상도 자영업자 분노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9160원으로 결정됐는데요. 주휴수당 등을 합하면 사실상 1만원 이상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들이 알바 고용을 포기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자영업자와 알바를 구하려는 이들 모두를 어렵게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시국 속 힘들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자영업자들의 분노는 이유가 있는 듯 합니다. 정부는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소상공인들 마음을 달래려 합니다만, 이 상황에 근본적으로 자영업자들 문제를 해결해줄 대책이 될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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