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정비사업 물량 적고 상전벽해 상징성 영향에 주요건설사 기웃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정비사업 물량 고갈로 수주기근을 이어가는 건설사들에게 단비가 내릴 전망이다. 대규모 사업장의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가 예고돼서다. 대형건설사들은 일찌감치 조합원을 상대로 눈도장을 찍으며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대표적 판자촌 동네인 노원구 백사마을이 재개발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조합은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다음달 중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백사마을은 중계동 산 104번지 일대라고 해서 번지수를 따 이름이 붙여졌다. 대외적으로는 백사마을로 알려졌지만 동네 주민에게는 10번 종점이 더 친숙한 이름이다. 산자락에 있어 사업지 일부는 지대가 높고 연탄을 떼는 가구도 있다. 초겨울이 되면 봉사단체와 스타들의 연탄나르기 등 도움의 손길로 외지인 입출입이 빈번한 동네이기도 했다. 정비사업 막바지 작업 중인 현재는 투자 목적으로 외지인들의 입출입이 잦다. 추후 전용 84㎡ 아파트 입주권을 받는 조건으로 13억5000만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돼있다.
시세가 증명하듯 상전벽해가 예고되면서 건설사들이 사업권을 따기 위한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대지 18만6965㎡에 지하 5층~지상 20층 34개동 아파트 1953세대와 다세대 484가구, 부대복리시설이 지어지는 대규모 사업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공사비는 5800억원이다. 현재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건설사를 비롯해 중견건설사들도 시공권 확보를 위한 입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본 입찰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건설사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비슷한 시기 관악구 신림1구역에서도 시공사 선정 작업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신림1구역은 관악구 신림동 808-495번지 일대 대지 22만여㎡에 지하 2층~지상 29층, 42개동 아파트 3961가구와 오피스텔 100실, 근린생활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이곳은 신림동 재개발 사업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예정대로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 내년 8~9월께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같은 해 11~12월 조합원 분양 신청에 돌입할 예정이다. 조합 측은 새 아파트 입주 예정일을 2027년 9월로 잡고 있다. 이곳도 대지권은 없지 전용 84㎡ 입주권을 받는 조건으로 거래되는 매물이 13억원 이상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공사비는 3000억원 수준으로 DL이앤씨와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두 사업장은 정부의 정비사업 규제로 서울 사업확보 물량이 귀한데다, 정비사업 전후 차를 가장 크게 부각할 수 있는 상징성을 지닌 만큼 건설사들의 사업권 확보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북가좌6구역 입찰 끝났으니 이제 서울에서 올해 남은 건 백사마을, 신림1구역, 마천4구역 정도”라며 “남은 사업장을 누가 따내는지에 따라 정비사업 수주액 순위변동 크게 뒤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