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엘’ 제시한 롯데건설에 초강수
두 가지 고급 브랜드 제시 “이례적’”
DL이앤씨 출범 이후 서울 첫 수주 기대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DL이앤씨가 올해 서울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수주전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기존 브랜드가 아닌 북가좌6구역만을 위한 새로운 단지명을 제안했다. 조합원들이 원할 경우 기존 고급 브랜드인 ‘아크로’(ACRO)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르엘’을 내세운 롯데건설에 맞서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 개 단지만을 위한 새 브랜드 제안은 최초···“조합 원하면 ‘아크로’ 가능성도 열어둬”

15일 DL이앤씨는 북가좌6구역에 국내외 최고급 랜드마크 주거를 표방하는 단 하나의 브랜드 ‘드레브 372’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드레브 372는 ‘꿈의 집’을 뜻하는 프랑스어 ‘메종드레브’(Maison Du REVE)과 북가좌6구역의 번지수 372가 결합된 단지명이다. DL이앤씨가 하나의 단지만을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준비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북가좌6구역에 제시된 ‘드레브 372’ 조감도 /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는 “그동안 서울 강북에 랜드마크로 내세울 단지가 없었다”며 “북가좌6구역을 수주해 서북권에 희소성과 상징성을 담은 유일무이한 랜드마크를 제대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어 “주변에 DMC를 붙인 아파트 단지 일색인 만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DL이앤씨는 드레브 372 외에 기존 자사 고급 브랜드인 ‘아크로’(ACRO)도 함께 제안했다. 조합원들에게 고급 브랜드에 대한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한 것이다. 아크로는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고급 브랜드다. 실제 지난해 다방이 실시한 프리미엄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31%를 차지하며 현대건설 ‘디에이치’(29.9%)와 롯데건설 ‘르엘’(22.4%)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원한다면 협의를 통해 아크로로 진행할 수 있다는 의견도 함께 전달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르엘’ 제안에 맞불···DL이앤씨 출범 이후 서울서 첫 수주 기대 

강북에서 이례적인 조건을 내세운 배경은 ‘르엘’을 들고 나온 롯데건설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르엘은 한정판을 의미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의 영어 약자인 ‘르(LE)’와 시그니엘·에비뉴얼 등에서 롯데의 상징으로 쓰이는 접미사 ‘엘(EL)’을 결합해 만든 롯데건설의 최고급 단지 브랜드다. 앞서 롯데건설은 북가좌6구역에 기존 ‘롯데캐슬’이 아닌 르엘을 제시했다. 르엘이 강남이 아닌 강북에 적용되는 것은 용산구 동부이촌동에 이어 두 번째다.

북가좌6구역에 제시된 ‘르엘’ 조감도 / 사진=롯데건설

DL이앤씨 출범이 이후 서울 첫 수주 단지라는 점도 사활을 거는 배경으로 꼽힌다. DL이앤씨는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실적 1위를 기록 중이다. 경기와 부산 등 6개 사업장에서 잇따라 수주하며 1조7935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4800억원 규모 북가좌6구역 사업권을 따낼 경우 1위 자리에 쐐기를 박는 동시에 서울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하게 된다.

북가좌6구역 재건축은 서대문구 북가좌동 372-1번지 일대 10만4656㎡ 부지에 지상 최고 24층, 1970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지하철 6호선·경의중앙선·공항철도 디지털미디어시티역(DMC) 역세권에 자리했다. 사업비는 4800억원으로 올해 서울 정비사업 중 최대 규모다. 인근 수색역에선 서울 서북권 개발의 핵심인 수색역세권 개발도 계획돼 있다. 입지가 우수하고 사업성을 갖춘 만큼 양 사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시공사 선정은 다음 달 14일 조합원 총회에서 투표를 거쳐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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