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호황 불구, 대형사에 인지도 밀리고 택지공급 연기에 미래 불안 커져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한양이 주택사업부문 강화 차원에서 최근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한데 이어, 계룡건설 신동아건설 등 중견건설사도 디자인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분양경기 호황에도 불구하고 재미를 보지 못하던 중견건설사들이 생존활로 모색에 나섰다. 브랜드 선호 경향이 강해지다 보니 주택 영업 및 수주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브랜드 로고 및 디자인을 변경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양은 주택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자사 주택브랜드인 ‘수자인’의 디자인 개선에 나섰다. 한양은 ‘더 나은 일상을 위한 균형’을 슬로건으로 BI(Brand Identity)를 새롭게 디자인 했다. 이번 리뉴얼 작업은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회사 측은 디자인 변경을 포함해 전체적인 상품과 서비스 등을 전면 개편하는 재탄생 수준의 변화라고 말했다.

신동아건설도 주택브랜드 ‘파밀리에’의 브랜드 리뉴얼을 준비 중이다. ‘파밀리에’의 명칭은 그대로 두고 BI를 변경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아건설은 이르면 오는 10월께 새 단장한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충청도 기반의 중견건설사 계룡건설도 ‘리슈빌’의 새단장을 준비 중이다. 새 로고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쯤 공개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최근 중견건설사들의 브랜드 리뉴얼 흐름에 따라 발맞춘 것이라는 입장이다. ‘굿모닝힐’ 브랜드를 쓰는 동문건설도 하반기에 새 브랜드 론칭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건설도 자사 브랜드 ‘유보라’의 디자인 리뉴얼 계획을 갖고 있다.

중견건설사들은 브랜드 개편작업에 올인 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수년 간 주택시장 활황세에 힘입어 건설사도 잘나가는 듯 하지만 대형건설사와 중소건설사 간 부익부빈익빈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민간조사업체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아파트 구입 시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설문조사한 결과 브랜드라는 응답이 40.6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아파트 브랜드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주택건설협회가 중견건설사의 이달 주택분양계획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8개사업장에서 7100여 가구가 분양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2000여가구) 대비 40% 이상 급감한 수준이다. 1년 사이 분양물량이 쪼그라든 이유는 대형건설사의 지방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중소건설사가 설 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브랜드 평판이 높아져야 수주가 용이하고 분양물량이 늘어난다. 그런데 정부가 정비사업 규제를 강화하면서 재건축, 재개발을 통한 공급이 주된 서울에서 분양이 감소했고 대형사들은 지방 분양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또 중견사들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가로정비주택사업이나 리모델링 시장에까지 대형건설사가 손을 뻗으면서 브랜드에서 밀리는 중견사들의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게다가 LH의 임직원 땅투기 사태에 신규택지 발표 및 공급이 연기된 점도 중견사들의 미래를 더욱 불안케 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LH 사태로 신규 공공택지 발표가 지연되면서 발표 및 공급이 연기된 점도 중견사들의 미래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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