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이후 13%가량 내려···실적 성장 지속된 것 대비 주가 부진
업황 우려에 증권업종 투심 악화···주요 주주 매도에 따른 오버행 이슈도 영향
호실적 따른 배당 기대감 여전···하반기 업황 악화 리스크도 고려해야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현대차증권이 실적 호조에 이어 디지털 사업도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는 다소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증권업종에 대한 투심이 올해 초 대비 가라앉은 데다 오버행(잠재적 물량 부담) 우려까지 불거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해석된다. 다만 올해 실적 기대감이 여전하고 배당주로서 매력도 높여가고 있어 반전 가능성도 점쳐진다.
1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5월 10일 장중 1만5200원까지 상승한 이후 이날 종가 기준 1만3200원까지 13.1% 하락한 상태다. 올해 초 시작가인 1만2550원과 비교하면 5% 가량 상승에 그친다. 이 기간 코스피는 14.3% 상승했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은 현대차증권의 최근 행보를 감안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우선 실적 성장세가 지속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인 영업이익 569억원, 순이익 4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2%, 67.3% 상승한 것이다. 현대차증권은 2018년 668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019년 984억원, 지난해 1315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증권업계 미래 먹거리로 평가되는 디지털 사업도 순항하는 호재도 발생했다. 현대차증권은 전날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예비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증권, 은행, 카드, 통신사 등에 흩어진 고객 신용·금융 정보를 한눈에 파악해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이에 따른 시장 규모만 2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면서 증권업계에서만 9곳이 뛰어든 상태다.
그럼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배경에는 증권업종의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증시에서 증권업종 지수는 지난 5월 이후 최근까지 9.6% 하락했다. 증권사 호실적의 바탕이 됐던 증시거래대금이 최근 감소하면서 실적 우려가 발생한 것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증시 거래대금은 1705조8175억원으로 1분기 2001조289억원 대비 14.75% 줄었다.
여기에 오버행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역시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분류된다. 현대차증권의 주요 주주인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이 지속해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은 2019년 11월 현대차증권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710만주(18.32%)의 상환전환우선주를 확보했다. 그런데 올해 2월부터 시장에 주식을 내놓기 시작했고 이달 들어서도 매도세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18.32%였던 지분도 13.08%로 크게 낮아졌다.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이 여전히 20%대 수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매도 가능성도 점쳐진다.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의 해당 주식 취득 단가는 1만1000원으로 현재 20% 가량 평가이익이 발생하고 있다. 그동안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이 현재 주가 보다 1만2000원대에서도 수차례 매도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 수준에서의 추가적인 매도를 배제할 수는 없는 셈이다.
다만 현대차증권의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은 주가 반등을 기대케 하는 요인이다. 현대차증권은 이미 1분기 400억원대 순이익을 통해 지난해 연간 순이익(718억원)의 절반 이상 벌어다 놓은 상태다. 만일 지난 2분기를 포함한 3개 분기에서 각각 200억원대 순이익만 기록한다면 사상 첫 1000억원대 순이익도 가능하다.
특히 이는 배당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주가에 긍정적일 수 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215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4% 증액된 금액이었다. 현금배당성향도 30%로 전년 26.1%로 높아졌다. 만일 올해도 지난해 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배당성향도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면 투심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증권이 사업다각화에 공을 들이면서 IB(투자은행)와 PI(자기자본투자), WM(자산관리) 등 고른 부문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고 이를 통해 최근 수년간 성장이 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라면서도 “올해 하반기 증시 상승세 둔화 및 금리 상승 가능성에 따라 증권업황의 피크아웃(Peak out·정점통과) 리스크도 살펴볼 필요도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