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언론에 첫 공개···고성능차 수요 늘어나는 가운데 가성비 앞세워 점유율 확대 계획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고성능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운전하는 즐거움’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현대차는 대중브랜드 이미지가 강했으나 최근 제네시스를 통해 고급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며,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이어 고성능 브랜드 ‘N’을 통해 고성능차의 대중화에 힘을 실으며 미래 수요 발굴에 분주한 모습이다.
14일 현대차는 서울 성수동에 자리잡은 옛 CJ 대한통운 물류창고에서 ‘아반떼N’을 공개했다.
아반떼N은 N의 네 번째 모델이자 최초의 세단이다. 현대차는 해치백 모델인 ‘i30N’과 ‘벨로스터N’을 각각 2017년, 2018년에 출시했고 올해 4월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N’을 공개했다. 이번에 아반떼N까지 합류하면서 N브랜드는 해치백부터 SUV, 세단까지 라인업을 확장하게 됐다.
현대차는 N브랜드를 통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고성능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고성능 시장은 극소수인 슈퍼카급을 제외하면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중 벤츠 ‘AMG’, BMW ‘M’ 등 고성능 브랜드의 경우 꾸준히 국내에서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벤츠 AMG는 지난해 4391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60.3% 증가했다. BMW M의 경우 작년 2859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53% 늘었다. 전세계 M 시장 중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성장률이다. 아우디도 올해 고성능 브랜드 ‘R’과 ‘RS’ 판매를 재개하며 벤츠, BMW와 각축전을 벌일 계획이다.
다만 이들 차량은 기존 모델보다도 가격이 50% 이상 비싸, 일반 소비자가 접근하기에는 진입장벽이 높다. 이에 현대차는 고성능에도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N 브랜드를 통해 속도감을 원하는 고객들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아반떼N 가격은 3212만원으로 다른 고성능 브랜드 차량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반면 성능은 고가의 수입 고성능차와 유사하다. 아반떼N은 2,0 터보 플랫파워 엔진에 8단 습식 DCT(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출력 280마력, 최대토크 40kg·m의 힘을 낸다. N 그린쉬프트를 작동할 경우 터보 부스트압을 높여줘 최대 290마력까지 출력을 높일 수 있다. 최고속도는 250km/h이며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5.3초만에 주파 가능하다.
고성능 특화 기능인 N 코너 카빙 디퍼렌셜(전자식 차동제한장치), 능동 가변 배기 시스템, 런치 컨트롤 등을 기본 적용했다. 360mm 직경의 대구경 브레이크 디스크에 고마찰 패드를 적용하는 등 제동 성능에도 신경을 썼다.
현대차는 N브랜드 최초로 아반떼N에 전륜 기능통합형 액슬을 적용했다. 휠 조인트와 허브를 일체화로 부품수를 줄여 약 1.73kg의 중량을 절감하고 차량 핸들링 성능을 높였다.
운전하는 즐거움을 위한 기능도 추가했다. ‘N사운드 이퀄라이저’를 통해 가상 엔진음을 들려줘 보다 실감나고 역동적인 주행을 할 수 있게 돕는다. 또한 N 전용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탑재해 계기판에서 유온, 냉각수온, 토크, 터보압 등 고성능 관련 정보를 표시한다.
디자인의 경우 기존 아반떼와 큰 틀은 같지만, 곳곳에 변화를 줘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전면부는 N로고가 부착된 전용 라디에이터그릴을 탑재했으며 공기 흡입구 크기를 키워 엔진열을 식힐 수 있도록 설계했다.
측면부는 하단부에 붉은색 라인을 길게 이어 역동성을 강조했다. 후면부는 N 전용 윙타입 스포일러를 적용해 공기 저항을 줄여주고, 사이드 스커트, 리어 디퓨저와 함께 최적의 공력 성능을 구현했다.
실내는 곳곳에 N 전용 로고를 적용했으며 스포츠 바켓시트와 N 전용 기어노브 등을 통해 고성능차 느낌을 풍기도록 했다.
아반떼N은 고성능은 물론 일상 주행용으로 각종 주행보조 및 편의기능도 탑재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등을 적용했으며 스마트폰 무선충전, 통풍시트, 열선시트 등 편의사양도 갖췄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아반떼N을 비롯해 현대차의 다른 고성능 브랜드 차량도 함께 공개했다. 얼마 전 WTCR에서 우승을 차지한 아반떼N TCR과 이날 출시하는 코나N, 투싼N라인 등도 전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