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접점 많은 편의점에서 신규 고객 잡기 위해
증권사가 편의점에 먼저 연락해 와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언뜻 편의점과 주식은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최근 증권회사와 편의점 업계 간 협업이 늘어나고 있다. 편의점이 MZ세대들의 접점 역할을 하면서 MZ세대를 탐내는 증권사들이 편의점 문을 먼저 두드리고 있다.
올 들어 증권사와 편의점이 협업해 주식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데는 다 이유가 숨어있다. MZ세대들은 편의점 상품을 인스타그램에 ‘편스타그램’으로 공유하며 사진을 올릴 정도로 MZ세대들은 편의점에 진심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Z세대 10명 중 8명(77.8%)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편의점에 방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편의점에는 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이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편의점 앱도 적극 활용하면서 편의점의 이벤트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편의점에서 독특한 굿즈를 구매하거나 편의점 음식 조리법을 개발하고 편의점 신상품 구경한다. 이런 정보를 SNS를 통해 활발하게 공유한다. 또 편의점에서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것뿐만 편의점 택배 등 부가서비스도 활발히 이용한다. 부모님 몰래 새벽에 편의점을 방문해 음식을 먹는 콘텐츠는 유튜브, 틱톡 등에 많이 게재되며 유행을 만들고 있다.
참새가 방앗간을 들르듯 편의점이 MZ세대의 방앗간이 되자 이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편의점 업계를 찾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CU는 삼성증권과 함께 비대면 제휴 계좌 서비스인 ‘CU+삼성증권통장’을 출시했다. CU앱인 포켓CU에서 삼성증권통장을 개설하면 매달 투자금액의 1%씩 월 최대 5만 CU포인트가 적립하도록 했다.
삼성증권이 편의점 업계와 협업을 한 것은 처음이다. MZ세대의 삼성증권 진입을 유도하기 위해 삼성증권이 먼저 CU에 손을 내밀었다. 당초 3월 말까지만 진행하려고 했으나 반응이 좋아서 올해 연말까지 해당 이벤트를 연장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CU+삼성증권통장 계좌는 총 5200개가 개설됐다. CU 관계자는 “요즘 MZ세대들도 재테크에 워낙 관심이 많다보니 기대 이상의 호응이 있었고 반응이 좋다보니 올해 연말까지 계속 해당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의 주요 고객 중 중장년층의 비율이 높은데 증권사들은 MZ세대로 고객을 확대하고 싶어서 젊은 유통 채널인 편의점과의 콜라보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트24는 오는 14일 하나금융투자와 손잡고 도시락을 사면 주식 1주를 주는 ‘주식도시락’을 판매한다. 하나금융투자에 신규가입하면 10곳의 기업 중 1곳의 주식 1주를 받을 수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주식 도시락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 10개 기업의 주식 중 1주를 받을 수 있는 쿠폰이 랜덤으로 동봉돼 있다. 주식도시락은 다음 달 12일까지 판매되며 판매 기간 중 준비한 주식 1만주 등록이 완료되면 해당 이벤트는 자동으로 종료된다.
도시락을 구매한 이들이 4900원을 투자해 주식 1주를 받으면서 주식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이마트24와 하나금융투자는 기대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유통업체가 편의점이고 MZ세대는 재산 증식에 관심이 많다”며 “증권사에서는 주식시장에서 MZ세대가 진입해 머물러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이런 협업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주식의 위험성 때문에 꺼려하는 MZ세대들의 경우 CU의 포인트 전략과 이마트24의 도시락 전략으로 비교적 쉬운 진입과 지속적인 거래를 유도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