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연속 1100명 이상, 수도권 대상 4단계 시행···오후 6시 후 3인 이상 모임 금지
감염병 전문가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축소 필요”···당분간 확진자 증가 예상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주말효과에도 불구하고 1100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감염병 전문가들은 수도권 4단계 외에도 비수도권 거리두기 단계 상향 조정 등을 요구하며 당분간 확진자 증가 추세를 전망했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00명이다. 이중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1063명이다. 해외유입 사례는 37명이 확인됐다.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6만9146명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직전일(1324명)에 비해 224명 줄었다. 하지만 휴일 검사 건수 감소 영향에 따른 주말효과여서 확산세가 꺾인 것으로 볼 수 없다.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간 발생한 일별 신규 확진자는 746명→1212명→1275명→1316명→1378명→1324명→1100명이다. 이 기간 1300명대가 3번이다. 1200명대는 2번이다. 1100명대와 700명대가 각 1번이다. 이처럼 코로나 4차 유행이 본격화하자 정부는 이날 0시부터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4단계를 시행했다. 이에 오후 6시 이후에는 3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됐다. 결혼식과 장례식에도 친족 49명까지만 참석할 수 있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비수도권 거리두기 단계 조정이나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축소 등을 추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초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기준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은 3단계인데 4단계로 올린 것을 보면 정부도 (최근 코로나 확산세에) 놀란 것 같다”며 “정부는 극약처방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일단 저녁 시간 모임이 줄어들 것 같다”면서 “대기업은 재택근무를 하지만 중소기업은 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니 사실상 반쪽짜리 운영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수도권만 4단계를 적용하니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떠나는 등 풍선효과가 예상된다”며 “비수도권 대부분 1단계인 상황에서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거리두기 단계를 전체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축소하는 등 굵고 짧게 방역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당분간 방역정책에 따른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단언했다. 여기서 드라마틱한 효과란 신규 확진자가 갑자기 400명대나 500명대로 줄어드는 결과를 지칭한다. 그는 “이번 주에는 정점을 향해 올라가는 추세로 확진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수도권 4단계 조치 영향은 다음 주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월요일 발표되는 확진자 수치보다는 수요일이나 목요일 발표되는 수치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지난주부터 국민들이 심각한 코로나 확산세를 인지해 조심했기 때문에 수도권 4단계 효과가 이르면 이번 주부터 나타날 것”이라며 “늦으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효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번 주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하게 나오면 성공”이라며 “이번 주 수요일부터 금요일 사이 신규 확진자가 1400명대만 기록해도 성공이라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개인적으로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줄였으면 한다”며 “지난해 9시 영업제한 효과가 컸던 점을 감안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갑작스럽게 확진자가 폭발하는 사태가 가장 우려스럽다”며 “이번 주 코로나 확산의 피크가 끝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도권 4단계 조치는 2주 전 쯤 더 빨리 했어야 했다”며 “방역을 위해 비수도권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지난주부터 비수도권 확진자가 급하게 늘고 있다”며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축소해야 하고 유흥업소는 집함금지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가능성은 낮긴 하지만 식당 등에서 식사를 못하게 하는 것이 효과가 크다”며 “최근 시행된 방역조치가 저녁 모임을 안 하게 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천 교수는 “이번 주에는 신규 확진자 숫자가 올라갈 것”이라며 “(수도권 4단계 조치) 효과가 다음 주 중반이나 후반부터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의 피크가 이번 주 나오면 다행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며 “방역의 기본인 사람들끼리 모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일단 다음 주까지 불필요한 모임은 최대한 연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