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자 3사람 당 1명 꼴이지만, 제대로 효과 볼만큼 완료한 사람은 10명 중 1명 수준 불과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코로나19 확진자수가 1000명이상을 기록하며 다시 4차 대유행이 시작됐습니다. 결국 정부는 다음 주 월요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한다며 다시 방역 지침 강화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어찌됐든 백신 접종률이 30%수준을 넘어섰다는데, 왜 백신 접종 전보다 확진자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 코로나19 백신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선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합니다. 우선 맞고 나서 일정 기간이 필요합니다. 약 2주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몸에서 항체가 생성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 전엔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거나 사실상 맞지 않은 상황인 것과 같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2주 후부터 본격 효능이 나타난다고 한다면, 그때부터 흔히 말하는 백신 구실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접종횟수를 채웠을 때 이야기입니다. 얀센을 제외한 대부분 백신은 2차까지 접종을 해야 제대로 효과가 나타납니다. 한마디로 1차와 2차가 별개가 아니라, 사실상 하나의 세트라는 것이죠. 1차 서류합격 했다고 노력 안 하면 최종합격 못하듯 1차만 접종하고 백신 면역이 생긴 것처럼 행동하면 확진이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백신 접종자 중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나 1차 접종 시 예방효과는 겨우 30%대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아는 90%, 혹은 60%대 예방효과는 2차까지 하고 나서 시간이 흘러 항체생성 시간까지 채운 다음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2차까지(얀센은 1차) 정해진 횟수를 접종하고, 그 다음 약 2주로 알려진 정해진 항체생성 기간이 지나야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보건기관에서 인정하는 백신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조건을 만족하는 국민수는 10명 중 1명 꼴 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제대로 백신효과를 내는 사람이 국민 10명 중 1명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확진자가 많이 늘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또 완벽하게 횟수와 기간을 채웠다고 해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은 60%정도라고 하니 긴장이 필요한 것입니다.

여기에 곳곳에서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허점을 이용해 피해가려는 사례들도 나타났습니다. 부산까지 원정 가서 유흥주점을 간 사람들 중 줄확진이 나왔고요. 민주노총 8000여명 규모 집회에 대해선 경찰이 6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집회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도 아닌 만큼, 4차 대유행 책임을 전가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왜 이정도 규모 집회를 하도록 정부가 방관했는지에 대해 집중 추궁하기도 했습니다. 안 대표는 “(지난해 정부 규탄 집회 때)정부 당국은 광화문을 차벽 바리케이트로 막으며 원천 차단까지 했다. 집회 전날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66명이었던 시점의 상황이었다. 민주노총 집회 전날 확진자의 5분의 1 수준이었을 때 그 난리를 친 것"이라며 왜 이번엔 동일 조치를 안 했냐며 비판했죠. 정부는 지난달 새로 개편하는 방역조치를 발표하면서도 집회는 사실상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으론 이번 4차 대유행은 백화점, 집회, 모임 등 어느 특정 집단 때문이라고 모두 매도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특히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방문자 10만명을 모두 검사대상으로 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하면 당연히 그 많은 숫자 중에서 확진자가 나올 확률이 있는 것이고 어디서 감염됐는지도 사실상 따져봐야 하는 것이니까요..

정부가 방역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너무 일찍 방역조치를 조정하려 했거나, 애초에 원정 유흥 등 집단 감염이 우려되는 방역조치 사각지대에 대해 제대로 막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죠. 6인 이상 모임 허용 등 백신접종과 더불어 새롭게 개편하겠다는 방역조치는 채 제대로 빛을 보기 전에 수도권에서 6시 이후엔 2명만 볼 수 있는 4단계 방침으로 변경됐습니다.

이미 걱정했던 상황이 벌어진 이상 이제 백신 접종 여부 등과 관계없이 다시 긴장감을 갖고 우리들 모두 적극 방역에 동참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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