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서 ‘K배터리 발전전략’ 발표···문재인 대통령 등 참석
투자는 기업이···LG에너지솔루션 “10년 15.1조 투자, 일자리 8000개 마련할 것”
[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정부와 민간이 배터리를 ‘포스트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한 청사진을 수립했다.
8일 정부는 LG에너지솔루션 오창2공장 건립예정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배터리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배터리 매출액 166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가 공개됐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40%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가 국내 배터리업계에 세제혜택 등을 지원하고, 민간은 40조6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게 골자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로 대표되는 중대형 전지분야에서 한국은 중국과 1·2위를 다투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팽창함에 따라 시장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는 향후 10년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각국의 위상이 결정되는 시기로 보고 이번 전략에 민관의 역량을 집중시켰다고 설명했다.
해외 원재료 확보와 소재 능력 생산을 강화하기 위해 민간의 해외 소재광물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자원보유국과의 협력채널을 강화해 비축시스템을 개선한다. 또한 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소재확보 기술을 구축하곤다. 소부장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3사와 정부가 공동으로 800억원 규모의 혁신펀드도 조성키로 했다.
또한 정부는 국가전략기술 지정을 통한 세액공제 및 각종 인센티브 지급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차전지 핵심기술을 국가 전략기술로 선정해 연구·개발(R&D) 분야에 최대 50%, 시설투자에 최대 20% 등의 세제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해외사업장 청산·축소 요건을 면제해 유턴기업에 해당하는 투자 인센티브 지원도 추진할 요량이다.
민간에서는 LG그룹의 투자가 눈에 띈다. K배터리 발전전략 보고대회에 참가한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LG는 1999년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 이차전지 양산을 시작했고 2009년 세계 최초로 현대차와 협력해 리튬이온 전지를 자동차에 적용했다”면서 “보유 특허 수 2만4000여건으로 세계 1위, 배터리 시장 점유율 세계 1위, 생산능력 세계 1위 등의 기록을 세우며 기술력을 증명했다”고 언급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가 18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힌 김 사장은 배터리 1위 자리를 위해 △국내 배터리R&D 및 생산기술 삼각허브 구축 △LG IBT 설립을 통한 배터리 전문 인력 육성 △소부장 업체 협력을 통한 밸류체인 강화 등 3대 핵심 과제를 공개했다. 이를 위해 LG화학·LG에너지솔루션이 10년 간 R&D분야 9조7000억원을 포함해 총 15조1000억원을 투자하고 8000여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LG의 투자금 15조1000억원은 10년 간 전체 민간투자 총액인 40조6000억원의 37.2%에 해당한다. 이번 투자는 국내를 배터리 R&D 및 생산기술 메카로 육성하고 소재의 국산화를 가속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및 스마트 팩토리 구현을 위한 생산기술 확보, 생산라인 증설 등에 12조40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LG화학은 배터리 첨단소재 기술 개발 및 양극재 생산능력 확대에 2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반도체가 우리 몸의 ‘머리’에 해당한다면, 배터리는 동력의 원천인 ‘심장’과 같다”면서 “반도체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주력산업으로 키워가기 위해 정부가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고 시사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전시장을 돌아보는 등 높은 관심을 표했다. 김 사장 외에도 권영수 LG 부회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