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지난달 임상 3상 계획 제출···제넥신, 인도네시아서 임상 2/3상 계획 승인 받아
진원생과, 임상 2a상 진입 결정···셀리드와 유바이오로직스도 임상 박차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국산 코로나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달 정부에 임상 3상 계획을 제출했고, 제넥신은 인도네시아에서 임상 2/3상 계획을 승인 받아 향후 추이에 관심이 집중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와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유바이오로직스 등 업체가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우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지난달 하순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상태다. ‘GBP510’은 빌&멜린다게이츠재단,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 등 지원을 받아 미국 워싱턴대학 항원디자인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후보물질이다. 

SK바사는 코로나19 백신의 개발 가속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GBP510의 임상3상 IND를 제출한 후 식약처와 추가적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본격적 임상 3상은 또 다른 백신 후보물질인 ‘NBP2001’ 임상 결과 등을 고려, 최종 후보를 선정해 진행하게 된다. SK바사는 국내를 시작으로 IVI(국제백신연구소)와 함께 유럽, 동남아 등 국가에서도 임상 3상 IND 신청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GBP510은 CEPI가 지난해 차별화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지원하기 위해 가동한 ‘Wave2’(차세대 코로나19 백신) 프로젝트의 최초 대상으로 선정돼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후 상용화되면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수억회 접종분이 전 세계에 공급된다. GBP510 임상 3상은 국내 14개 기관을 포함한 다국가 기관에서 건강한 성인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중화항체가 등 면역원성 지표를 평가하고 부작용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SK바사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3상 계획이 언제 식약처를 통과할지 전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제넥신의 경우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업체 중 최초로 글로벌 임상을 준비하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임상2a상은 마무리 단계다. 제넥신은 이달 내로 결과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국내가 아닌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제넥신은 인도네시아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백신인 ‘GX-19N’의 임상 2/3상 계획을 최근 승인 받았다. 이번 임상은 제넥신이 진행하는 글로벌 협력 임상의 일환이다.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다국가에서 1만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GX-19N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한 후 3만명으로 확대해 임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제넥신은 빠른 임상 진행을 위해 임상 2상과 3상을 동시 진행, 초기 등록한 300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확인하면서 바로 3상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제넥신의 글로벌 임상 3상은 참여자 50%에게는 GX-19N을 투여하고 나머지 50%에게는 위약을 투여해 방어능을 확인하는 유효성 평가 디자인이다. 최소 60% 이상 예방효과를 보여야 사용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제넥신이 개발하는 GX-19N은 DNA 기반의 백신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항원과 뉴클리오캡시드 항원을 동시 타깃하고 있다. 광범위하고 강한 T세포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물론, 다양한 변이체에 대해서도 높은 방어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진원생명과학은 코로나 백신 임상 1상 중간결과를 토대로 임상 2a상 진입을 결정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고대 구로병원에서 45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코로나19 DNA 백신(GLS-5310)의 긍정적 임상 1상 중간분석 결과를 확인한 후 자료모니터링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임상 2a상에 진입했다.

진원생과에 따르면 GLS-5310의 임상 1상은 저용량 0.6mg의 8주 간격 2회 접종군, 고용량 1.2mg의 8주 간격 2회 접종군, 고용량 1.2mg의 12주 간격 2회 접종군으로 나눠 흡인 작용 의료기기를 이용한 피내 접종 후 백신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평가했다. 백신 접종 전후 수차례 병원 방문을 통해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우수한 내약성을 확인했다.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으며 가장 흔한 부작용은 가려움이었다. 

백신 면역원성 중 스파이크 항원에 대한 혈청전환율은 3개 접종군에서 93%, 93%, 80%를 보였다. 접종 완료 후 평균 항체가는 각각 1673, 3160, 2923이었다. 접종군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진원생과 관계자는 “임상 1상 중간분석결과로 흡인 작용 피내 접종에 의해 강한 백신 면역반응이 유도됨을 확인했다”며 “동물실험을 통해 우수한 결합항체 면역반응과 중화항체 면역반응이 같이 나타남을 확인한 바 있다”고 말했다.

셀리드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AdCLD-CoV19)의 임상 2a상 검체 수집과 분석을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 측은 7월 내 임상2b상에, 9월 국내외에서 임상 3상을 개시할 방침이다. 또 셀리드는 코로나19 백신 비교임상을 수행하기 위해 이미 허가받은 대조 백신 확보에 힘을 쏟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코백19’라는 이름의 백신을 개발하는 유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임상 2상은 만 19∼75세 230명을 대상으로 5개 기관에서 오는 10월 경까지 진행할 계획으로 준비됐다. 유코백19는 합성항원백신이다.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항원 단백질을 면역증강제와 함께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백신 개발이 쉽지 않다는 점은 정부도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해당 업체들에 대한 정부 지원이 더 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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