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전·과천 연구소 확대방안과 함께 추진 중
LG전자 스마트폰 철수인력 전환배치 및 지속적인 연구인력 확충
“중·장기 인력확충 지속, 연구시설 확대 불가피···확정된 것 없어”
[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기존 연구시설 확충과 더불어 별도의 3연구소 설립을 논의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속적으로 인력이 늘었고 추후에도 많은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어서 지금의 시설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3연구소가 신설될 경우 경기도 판교·과천이 유력시된다.
8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현재 회사의 핵심 연구소는 두 곳이다. 대전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대전기술연구원’과 경기도 과천에 소재한 ‘LG에너지솔루션 과천R&D캠퍼스’ 등이다.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도 일부 연구직원들이 근무 중이지만 이곳은 LG그룹 미래먹거리를 위한 융·복합 연구가 이뤄지는 곳이다.
대전기술연구원은 배터리셀을 중심으로 모듈·팩·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의 전반적인 연구와 실증작업이 이뤄진다. 과천R&D캠퍼스는 모듈·팩·BMS 중심이다. 인력포화에 직면한 곳은 과천R&D캠퍼스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사업 강화를 위해 최근 수년 간 지속적으로 신입·경력 연구직을 확대했다. 중·장기적으로 연구시설의 확충이 논의됐으나 최근 과천R&D캠퍼스 유입이 급증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의 MC사업부 철수가 주된 이유다. MC사업부는 이동통신·스마트폰 등의 개발·생산을 전담해 온 부서다. 2010년을 전후로 글로벌 휴대폰 시장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 전환됐다. 피처폰에 주력하다 경쟁사에 비해 스마트폰 출시가 늦었던 LG전자는 높은 기술력을 뽐냈음에도 삼성·애플 등이 선점한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적자가 장기간 이어지자 지난 4월 사업 철수계획을 밝혔다.
LG전자 MC사업부는 오는 31일까지만 생산·영업활동을 이어간다. 화통·싸이언·초콜릿폰 등을 히트시킨 MC사업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면서 추가적인 제품개발의 필요성이 사라짐에 따라 스마트폰 관련 연구직 거취가 선제적으로 변화됐다. LG전자 내 다른 사업부로 옮기거나, LG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로 전환·배치됐다.
일부가 LG에너지솔루션 과천R&D캠퍼스로 배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MC사업부 연구직들은 전기·전자관련 전공자들 중심일 것이다”면서 “배터리셀의 경우 화학 기술·지식이 기반이지만, 모듈·팩·BMS 등의 경우 전기·전자 영역이 중첩돼있다”고 설명하며 과천으로의 전환배치 까닭을 추측했다.
신규 배터리 3연구소 후보지로 유력시 되는 곳은 판교·과천 등이다. 기존 과천R&D센터와의 접근성이 좋은 지역들이다. 판교의 경우 테크노밸리 외곽지역을, 과천의 경우 3기 신도시 예정지 등을 염두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밖에도 기존 대전·과천 연구소 내 부지를 연구동으로 증축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연구인력 확충이 지속되고 이에 따라 연구시설 역시 확대될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면서 “여러 계획을 수립 중에 있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타진 중이지만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답했다.
한편,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 5월까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23.1%를 차지해 중국의 CATL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비(非)중국 글로벌 시장에서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유지 중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글로벌 배터리시장 1위를 목표로 삼고 있다.
오늘 오후 정부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선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리는 ‘K배터리 산업발전 전략’ 행사는 LG에너지솔루션의 국내 생산 거점인 충북 청주 오창공장에서 열린다. 행사에는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등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