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BNK저축은행, 1분기 동안 BIS비율 1%p 이상 하락···KB저축은행, 11.38%로 최저
KB·하나저축은행, 여신액 1년 동안 40% 이상↑···가계대출 비중도 증가

자료=저축은행중앙회/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자료=저축은행중앙회/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금융그룹 내 알짜 계열사로 주목받고 있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최근 자본적정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등으로 각 저축은행들의 여신액이 크게 증가했으며 그 영향으로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하 BIS비율)도 급격하게 하락했다. 급격한 자본비율 하락이 지속될 경우 향후 인터넷전문은행과의 중금리대출 경쟁 등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기 때문에 각 저축은행들은 서둘러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동안 NH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일제히 BIS비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12.32%를 기록했던 KB저축은행은 11.38%로 0.94%포인트 하락하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하나저축은행도 13.54%에서 12.64%로 0.92%포인트 낮아졌다.

그다음으로 BIS비율이 낮은 BNK저축은행(12.9%)은 가장 큰 감소폭(1.44%포인트)를 보였으며 상대적으로 BIS비율이 양호한 신한저축은행(14.67%)도 1분기만에 1.1%포인트나 하락했다. 지난해 말 우리금융그룹으로 편입된 우리금융저축은행도 BIS비율이 13.40%에서 13%로 소폭 하락했다. 1분기말 기준 저축은행 업계 평균 BIS비율은 16.34%로 이들 저축은행은 모두 평균치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그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KB저축은행은 지난해 1분기 15.84%에서 4.46%포인트나 낮아졌으며 하나저축은행도 16.67%에서 4.05%포인트 하락했다. BNK저축은행과 신한저축은행도 각각 3.85%포인트, 1.83%포인트씩 악화됐다. 같은 기간 업계 평균 BIS비율도 하락하기는 했지만 하락폭은 0.7%포인트 수준이다. 16.64%에서 16.12%로 0.52%포인트 하락한 NH저축은행만이 업계 평균보다 하락폭이 작었다.

이러한 BIS비율 급락은 높은 대출 증가세 때문으로 분석된다. 같은 그룹 내 은행과 업무 연계가 가능한 지주계열 저축은행들은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의 풍선효과를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었고 가계대출 비율 증가가 BIS비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KB저축은행의 여신액은 1조777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1982억원) 대비 48.34%나 증가했으며 가계대출 비중은 각각 61.55%에서 67.77%로 늘어났다. 하나저축은행 역시 여신액이 1조2061억원에서 1조7938억원으로 48.73% 늘어났으며 가계대출 비중이 32.24%에서 38.54%로 증가했다.

BNK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여신액이 8662억원에서 1조2384억원으로 42.97% 증가했다. 다른 저축은행들과 달리 공공 및 기타 대출의 비중이 10.21%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BIS비율 하락폭이 작었던 신한저축은행도 여신액이 1조2532억원에서 1조6380억원으로 31.17% 늘어났다.

반면 NH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여신액이 1조3325억원에서 1조5274억원으로 14.63%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업계 평균(22.51%)에 못미치는 수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의 경우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상호금융도 2금융권에 함께 있다보니 대출 수요가 분산됐을 수 있다”며 “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본비율 관리도 안정적으로 이뤄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BIS비율 급락에 대응하기 위해 발빠르게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인 8%와 비교하면 아직 여유로운 수치지만 하락 속도가 빨라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향후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KB저축은행은 지난달 25일 7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만기는 10년이며 금리는 1.40% 수준이다. 만기 5년 이상의 후순위채권은 보완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BIS비율 개선 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BNK금융지주 역시 하반기 중으로 BNK저축은행에 대한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보다 앞선 지난 5월에는 우리금융지주가 우리금융저축은행에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량 디지털 서민금융회사로 한 발 더 도약해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는 물론 서민금융 중심의 중금리 대출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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