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배송에 선물 포장·무료 반품은 기본
백화점에서 볼 수 없는 기념품 온라인에서만 증정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온라인 스토어를 키우기 위해 백화점, 플래그십스토어와 차별화된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단독 상품을 마련하는가하면 온라인에서만 기념품을 증정하기도 한다.
주얼리 명품브랜드 불가리는 국내 공식 온라인 스토어 오픈 1주년을 맞아 7월 온라인 스토어 구매자에 한해 소정의 기프트를 증정한다고 공지했다. 홈페이지 어느 곳에서도 어떤 기념품인지 안내하지 않고 있다.
취재 결과 약 250ml의 캔들과 땡큐 레터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기념품은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매했을 때만 받을 수 있으며 오프라인에서는 증정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구찌도 공식 온라인 스토어 10주년을 맞아 기념 기프트를 증정했다. 역시 홈페이지 어느 곳에서도 기념품목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 구매자에 따르면 해당 기프트는 구찌 문양을 넣은 수제 초콜릿이었다.
이와 함께 구찌는 온라인 스토어에서 5월 한 달간 200만원, 30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할인을 제공했다. 200만원 이상 구매 시 10만원 즉시 할인, 300만원 이상 구매 시 15만원 즉시 할인은 파격이었다. 구찌의 경우 백화점 사은행사 등 각종 행사에서 대부분 제외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할인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
백화점에서 대기하고 기다리며 발품을 파는 것보다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방식이 더 알짜인 셈이다. 명품 브랜드들이 온라인에서 스폿성으로 진행하는 이벤트까지 있으면 덤 없는 백화점이나 플래그십보다 혜택이 더 좋을 수 있다. 통상 매장에 방문해서 받을 수 있는 기념품은 물 등 마시는 음료류가 전부다.
온라인에서만 판매되는 제품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단독 상품이 크게 강화되는 분위기다. 온라인 단독 상품의 경우 매장에서 구입할 수 없고 온라인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출시된 제품에서 약간의 변형을 준 제품들이 많다. 명품 브랜드들은 이런 사실을 소비자들이 알 수 있도록 유명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모습, 온라인 단독 상품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만들어 광고하기도 했다.
신제품이 나오면 온라인에서 선공개하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매장에서 판매하기 전 온라인 구매자들이 제품을 먼저 보고 선구입할 수 있도록 하게 만든 정책이다. 실제로 루이비통에서 온라인 선공개된 제품은 매장에서 공식적으로 판매하기 전까지 매장 내에 전시되지 않는다. 온라인 선공개 제품을 미리 보고 와서 찾는 고객들에 한해서만 한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온라인 스토어는 패션쇼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 루이비통은 7일 오후 7시 서울에서 2021년 가울-겨울 남성 패션쇼를 한다고 홈페이지에 타이머까지 띄워 홍보하고 있다. 루이비통이 서울에서 공식 패션쇼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BTS가 모델로 나선다.
명품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백화점에서 줄을 서지 않아도 됐던 브랜드까지 대기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명품 브랜드들은 온라인 스토어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대다수 명품 브랜드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무료 배송과 무료 선물 포장, 무료 반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인기 상품이라 매장에서 보기 힘들던 제품도 온라인으로 주문해 집으로 받아본 뒤 무료로 반품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콧대 높던 명품도 온라인 시장에 빠르게 편입했다. 기존에 온라인스토어를 운영하지 않던 곳도 운영에 뛰어들면서 비대면 판매를 강화했다. 온라인 구매가 익숙한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명품 브랜드들은 자사 온라인 스토어뿐만 아니라 다른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판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카카오커머스가 운영하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는 지난해 2월 ‘명품 선물’ 테마관이 신설됐다.
지난해 11월 몽블랑이 입점했고 지난해 12월 티파니앤코도 입점했다. 올해 3월에는 구찌까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성했다. 현재 생로랑, 토리버치, 비비안웨스트우드 등의 브랜드도 함께 판매되고 있다.
정확한 매출 신장률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례로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한 구찌 가방의 경우 현재 7개 제품이 품절된 상태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온라인 명품 구매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고가의 선물을 하거나 나를 위한 명품 구매처로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이용하는 고객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며 “프리미엄‧명품 브랜드와의 협업을 늘려 차별화된 선물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찌코리아 관계자는 “구찌는 디지털 채널에서의 구매가 활발한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현지화된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2011년에는 구찌 공식 웹사이트를 론칭했고 현지화의 일환으로 구찌만의 엄선된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선사하고자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구찌 공식 브랜드 스토어를 오픈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