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참고인 12명 조사 마쳐···입건자들 조사일정 조율 중”
‘고급승용차 수수 의혹’ 박영수 특검 “대여료 냈다” 해명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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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부장검사와 경찰서장, 언론인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수산업자의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청탁금지법으로 입건된 4명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한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산업자 김아무개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입건된 사람들에 대한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피의자로 입건된 사람은 이아무개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와 배아무개 전 포항 남부경찰서장, 이동훈 전 윤석열 캠프 대변인과 엄성섭 TV 조선 앵커 등 모두 4명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참고인 12명을 조사했고, 지난 5월 하순 김씨가 수용된 구치소도 압수수색했다. 김씨는 경찰 수사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로부터 금품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들에 대한 조사 여부에 대해 “기본적인 팩트 확인이 먼저다”면서도 수사 대상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일반론을 강조했다.

김씨에게서 고가의 승용차를 빌렸다는 의혹이 불거진 박영수 특별검사는, 시승용으로 차량을 빌린 뒤 대여료 250만 원을 냈다며 ‘무상제공’ 의혹을 반박했다. 박 특검은 입장문을 통해 “3년 전, 전직 언론인 송아무개씨를 통해 김씨를 처음 만났고, 당시 포항에서 수산업을 하는 청년 사업가로 소개 받았다”며 “그 후 2~3회 만나 식사를 한 적이 있고, 가끔 의례적인 안부 전화를 한 적은 있으나 김씨의 사업에 관여하거나 행사 등에 참여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명절에 3~4차례 대게, 과메기를 선물로 받았으나 고가이거나 문제될 정도의 선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평소 주변의 신뢰가 있는 송씨의 지인이라고 생각하여 방심을 한 것이 제 잘못이고, 신중하지 못한 처신으로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하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씨는 포항 출신으로 2008년쯤 부터 포항에서 법률사무소 사무장 등으로 행세하면서 사기행각을 벌여오다가 덜미를 잡혀 2016년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으나 이듬해 특별사면됐다. 이후 1000억대 유산 상속을 받은 수산업자로 속여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모은 뒤 권력층을 중심으로 인맥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또 다른 사기 혐의로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월 초 김씨의 금품로비 의혹을 인지하고 내사를 벌여 오다가 지난 5월 관련자들을 정식 입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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