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IB 당기순익 두 배 급증···우리종금도 수수료이익↑
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 '숨통'···"증권사 인수해 경쟁력 높인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투자금융(IB) 부문이 호실적을 달리고 있다. 증권사를 가지고 있지 않은 우리금융은 IB부문이 힘을 내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숨통이 트이는 모양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IB부문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익은 783억원으로 1년 전(364억원)과 비교해 115% 급증했다. IB부문은 지난 2019년까지만해도 1500억원 대의 순익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 두 배 넘게 뛴 314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 충격으로 IB 딜 성사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거둔 성적이라 눈에 띈다. 이 기세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과 함께 그룹 IB사업을 함께 맡고 있는 우리종합금융도 실적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우리종금의 IB수수료수익(인수·자문·주간수수료수익)은 37억원으로 작년 전체 수익에 근접했다. 우리종금은 IB사업의 호조로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종금은 국내 유일 종합금융사로, 증권사 업무 가운데 주식위탁업무를 제외한 모든 사업을 할 수 있다. 

IB는 대형 금융지주가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도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전문 인력의 지식과 네트워크로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빅테크 기업들이 ICT 기술로 쉽게 접근하기 힘든 영역으로 평가받는다. 또 대규모 딜을 따내면 대출을 통한 이자이익과 함께 수수료수익도 거둘 수 있다.   

자료= 각 사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우리금융은 현재 IB 사업을 주도할 증권사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 증권사 인수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마땅한 매물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금융은 우리은행과 우리종금의 IB사업을 통합해 활로를 모색했다. 우리은행이 대규모 자금력과 네트워크로 중심을 잡아 우리종금과 협업하는 구조다. 지난해에는 하반기 조직 개편을 통해 글로벌IB심사부도 신설해 사업 확장을 꾀했다. 

현재 IB사업 부문 지휘봉은 이문석 우리은행 부행장이 잡고 있다. 1964년 생인 이 부행장은 중앙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1989년 우리은행에 입행했다. 중앙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트레이딩부 부장, 런던 지점장 등을 거치며 기업금융과 글로벌 부문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통합 효과는 대규모 딜 성사로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작년 말 특수목적법인(SPC)인 새만금희망태양광과 ‘새만금 육상태양광 1구역 발전사업’ 금융 약정을 체결했다. 이번 사업은 99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해 20년간 운영한다. 우리은행은 이번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코리아에셋투자증권과 공동 대표주간사를 맡았다. 삼성생명, 새마을금고중앙회와 함께 1196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새만금희망태양광에 제공한다. 

올해 코로나 사태 완화가 기대되는 점도 실적 증대를 기대하는 대목이다. 대면 영업의 제약이 사라질수록 굵직한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자본시장도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 전까지 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 최대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사 인수가 이뤄지면 특히 우리종금과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증권사를 인수하면 우리종금과 합병해 통합법인을 출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종금은 발행어음 사업으로 사실상 수신기능이 가능한 상황이다. 증권사와 합병할 경우 수신 기능을 통해 사업 자금을 확보하기 더욱 용이하다. 최근 종금 간판을 뗀 메리츠증권도 이러한 방식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IB는 금융지주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만큼 그룹 차원에서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라며 “향후 증권사를 인수하면 사업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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