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엔 600억원 증자, 완료 시 20.75% 지분 확보···당초 거래소 요구사항 충족
내달 중순 주총서 경영진 교체 추진···신라젠 주주 “신속히 심사해 거래 재개 희망”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지난해 5월 주식거래가 정지됐던 신라젠이 자본금 확충과 지배구조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거래 재개 여부가 주목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엠투엔은 오는 15일까지 600억원을 납부해 신라젠 지분 20.75%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같은 사항은 지난 5월 하순 신라젠과 엠투엔의 계약에서 확정된 내용이다. 신주발행가액은 3200원이다. 1875만주가 발행될 예정이다. 신라젠은 당초 한국거래소가 자사 경영정상화를 위해 요구한 내용은 500억원 이상 자본금 확충과 지분 15% 이상 지배구조 변경이라고 설명했다. 즉, 예정대로 엠투엔이 이달 중순까지 600억원을 납부하면 한국거래소 요구를 충족한다.

엠투엔은 지난 1978년 ‘디케이디엔아이’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스틸드럼 제조 및 판매 등을 영위하던 기업이다. 199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지난해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엠투엔으로 변경한 후 자회사인 엠투엔바이오를 설립, 미국 신약개발 전문업체 GFB를 인수하는 등 바이오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신라젠은 이같은 자본금 확충과 지배구조 변경 외에도 경영진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넓은 의미의 ‘지배구조 변경’에는 경영진 교체도 포함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신라젠은 오는 8월 13일 오후 1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임시주총에서는 신임 경영진을 선임할 예정이다. 주총 이후 이사회를 통해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출할 계획이다.

현재 신라젠 경영은 주상은 대표와 신현필 대표가 맡고 있다. 이에 어떤 식으로 대표이사 등 경영진이 개편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최대주주를 맡게 되는 엠투엔이 자사측 입장을 대변하는 인사를 신임 대표로 보낼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처럼 신라젠은 자본금 확충과 지배구조 변경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한국거래소 요구사항을 다음 달 중순 경까지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라젠 주식 거래 재개 여부는 한국거래소가 결정할 전망이다. 당초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지난해 신라젠에 개선기간 1년을 부여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이같은 의결은 지난해 11월 30일 확정됐다. 기심위가 제시한 개선기간 종료일은 오는 11월 30일이다.   

향후 신라젠이 한국거래소에 경영개선계획 이행보고서를 제출하면 거래소는 기심위를 열어 주식 거래 재개 여부를 최종 결정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신라젠 관계자는 “기심위는 매달 두 번 회의를 열어 안건을 심의한다”며 “심의 안건이 밀려있고 개선기간 종료 전 심의한 사례가 많지 않아 현재로선 개선기간 1년을 다 채울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신라젠 주주들은 신속한 주식 거래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 이진혁 신라젠 비상대책위원회 간사는 “자본금 확충과 지배구조 개편 등 거래소가 요구한 필요조건은 무리 없이 충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한 신라젠과 뒤에서 응원한 소액주주들을 위해서라도 거래소는 설립 목적인 투자자 보호를 잊지 말고 신속, 공정하게 심사해 거래를 재개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신라젠이 한국거래소에 개선계획 이행보고서를 제출한 후 기심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여러 일정 등을 감안하면 최소한 올해 안으로 신라젠 주식 거래 재개 여부가 확정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라젠은 조만간 거래소 요구 사항을 충족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향후 기심위가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