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와 통합 이후 대형항공사 출범으로 여객 중심 매출 확대 기대
UAM·항공 우주 사업 진출하며 신규 수익 창출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취임한지 2년이 훌쩍 넘었다. 조원태 회장은 취임 이후 KCGI와의 경영권 분쟁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코로나19 사태에도 화물 사업을 중심으로 대한항공을 흑자 회사로 이끌었다.
최근 아시아나 인수 후 통합 계획안까지 최종 확정되면서 대한항공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항공사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조 회장은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입지를 굳히는 한편, 신규 먹거리 발굴에 힘쓰겠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와 통합이 완료되면 전세계 항공사 10위권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19년 여객 및 화물 수송 기준 대한항공은 19위, 아시아나는 29위였다.
조 회장은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 안정적인 여객 수익을 바탕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항공우주 산업 역량을 키울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향후 여객사업을 통해 매출 확대에 집중하며 다른 사업으로 수익률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이 먼저 눈 돌린 곳은 UAM 사업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 각 부서 전문가로 구성된 UAM 사업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운항, 종합통제, 항공우주사업본부 직원 등으로 구성됐으며, 회사가 보유한 항공 운송 사업과 항공기 제조 및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을 구상한다.
UAM은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비행체를 활용한 새로운 이동수단을 말한다. 현재 국내에선 대한항공과 현대자동차, 한화그룹 등이 UAM 사업을 준비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가 만든 UAM ‘팀 코리아’에 참여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오랜 기간 쌓아온 항공기 운항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UAM 운항통제 개발을 준비 중이며 지자체 포함 산·학·연 협의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보유하고 있는 정비(MRO)사업 부문과의 시너지도 극대화할 방침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세계 UAM 시장은 지난해 80억달러(약 7조8000억원)에서 오는 2040년 1조4740억달러(약 1640조64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 우주산업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은 과거 우주 발사체 ‘나로호’ 개발에 참여했던 경험을 살려 최근 우주산업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대한항공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스페이스파이오니어’ 사업 일환으로 진행되는 ‘소형 발사체용 공통격벽 추진제 탱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스페이스파이오니어는 우주 부품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우주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작했으며 총 2115억원이 투입된다.
대한항공은 32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6년까지 해당 프로젝트 개발을 완료할 방침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500kg급 중·소형 위성이나 작은 위성을 여러 개 묶은 ‘초소형 군집위성’을 지구 저궤도로 올리는데 드는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소형 발사체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스페이스엑스(SpaceX)는 현재 400kg급 위성 1000여기를 발사했으며 향후 최대 1만2000기를 추가로 발사할 예정이다.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 기업들도 수백기의 중소형 위성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조 회장의 안목은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항공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조 회장은 화물사업에 집중하며 피해를 최소화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회사는 글로벌 항공사 중 유일하게 2020년 2분기부터 2021년 1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대형 화물기단 가동률을 높이고, 화물전용 여객기와 좌석장탈 여객기 등을 적극 활용해 항공화물 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글로벌 항공 전문 매체 ‘에어 트랜스포트 월드’가 선정한 ‘2021년 올해의 항공사’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