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 저축은행중앙회와 연계대출 MOU 체결···48개 저축은행 참여
저축은행 업계 이해도 증대 ‘기대’···비은행부문 M&A시 긍정 영향

자료=JB금융지주/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자료=JB금융지주/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올해 주요 경영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JB금융그룹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내부등급법 승인 문제와 매물 부족 등으로 인해 M&A를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자 타업권과의 사업 연계를 통해 외연확장에 나서고 있다. 은행과 비은행의 협업은 JB금융에 직접적인 수수료 이익을 안겨줄뿐만 아니라 향후 진출 예정인 업권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JB금융의 전북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와 연계대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참여한 저축은행은 총 48개사로 전북은행은 앞으로 이들 저축은행들에게 ▲중소기업 ▲소상공인 ▲개인고객들의 대출 수요를 연결시켜줄 예정이다. 신용점수와 대출 한도 등 때문에 전북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힘든 고객들을 2금융권에 소개시켜주는 구조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전북은행의 영업망을 활용해 고객들 모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고객들은 추가 대출 기관을 찾아봐야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가 우리금융저축은행을 그룹 내에 편입시킴에 따라 우리은행을 통한 저축은행 연계대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아무래도 우선적으로 같은 계열사에 고객을 연결 시켜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북은행과의 협약은 저축은행 업계의 호재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북은행은 저축은행들로부터 수수료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보다 기대되는 것은 사업 과정에서 축적되는 고객 데이터와 비은행 연계 업무의 노하우다. JB금융은 타 지방금융그룹들에 비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저축은행을 비롯한 금융사 인수가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JB금융의 국내 비은행 계열사는 JB우리캐피탈과 JB자산운용이 있으며 지난해 각각 1032억원, 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사실상 JB우리캐피탈 혼자 비은행 부문을 모두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BNK금융그룹은 BNK캐피탈(719억원), BNK투자증권(534억원), BNK저축은행(166억원) 등이 골고루 높은 순익을 올리고 있다. DGB금융그룹의 하이투자증권과 DGB생명보험, DGB캐피탈 등도 각각 1116억원, 351억원, 36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JB금융은 지난해 JT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했으나 기업 가치 등에 대한 내부 견해차로 무산됐다.

올해도 JB금융은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JB우리캐피탈이 지난해 이익 성장이 제일 컸고 전체 수익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낮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업종 다각화 측면에서 증권사 등 M&A를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 M&A를 추진하기에는 상황이 녹록치 않다. 우선 BIS자기자본비율을 높여줄 수 있는 내부등급법 적용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본금 마련에 제약이 불가피하다. 지난 1분기말 기준 JB금융의 BIS자본비율은 13.22%로 주요 금융그룹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16.32%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각각 16%와 15.9%로 그 뒤를 이었다. 경쟁사인 DGB금융도 14.97%로 JB금융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연내 목표로 하고 있는 내부등급법 승인이 완료된다고 하더라도 증권사나 저축은행 등의 매물이 마땅치 않아 실제 M&A까지는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피인수 회사가 최대한 빨리 그룹에 정착할 수 있도록 그룹 내 연계 사업 역량 등을 높여 놓는 작업이 중요한 상황이다.

JB금융 관계자는 “저축은행이나 증권사 등 M&A 대상을 구체적으로 정해놓지는 않았다”며 “아직 준비단계에 있고 여러 절차를 거쳐서 단계적으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준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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