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0회 이상 편성, 7월엔 절반으로 ‘뚝’···항공사 “큰 수익 기대 어렵지만 비운항보다는 나아”
[시사저널e=김지원 인턴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7월에도 무착륙 관광비행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정작 여행객들은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모양새다. 항공사들도 점차 무착륙 비행 횟수를 줄이는 추세다.
관세청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총 50회 이상 편성됐던 무착륙 비행은 이번 달 들어 절반으로 줄었다. 무착륙 비행 편성을 가장 많이 줄인 곳은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5월 14회 편성에서 6월과 7월에는 각각 5회로 줄였다. 감소율이 약 35%에 달한다.
다른 항공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진에어는 5월 12회에서 6월 4회, 7월 3회로 무착륙 비행을 줄였다. 대한항공은 5월 3회에서 6월에는 아예 편성하지 않았고, 7월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 아시아나항공도 5월과 6월 각각 3회에서 7월 2회로 줄였다. 에어서울은 5월과 6월에 이어 7월에도 2회 운항한다.
최근 무착륙 비행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항공사들이 편성을 줄인 것이다. 소비자들은 한 번 타고 이후 관심을 갖지 않는 일회성 탑승객에 그치거나 가격대비 이점을 느끼지 못한다며 외면했다. 한 일본 여행 커뮤니티에는 “생각보다 너무 피곤했던 무착륙 비행”이라며 “한 번 정도는 괜찮은 것 같다”는 후기가 올라왔다. 호텔·항공 커뮤니티에서도 “피곤하고 배고프고 시간 날리고 11만원에 비행기 끊었는데 세금 내고 나니 괜히 갔다 온 느낌”이라고 불만을 호소한 글을 찾아볼 수 있다.
항공권 가격이 점차 오르는 것도 소비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7월 무착륙 비행 항공권 가격은 지난 5월과 6월보다 전체적으로 소폭 올랐다. 진에어는 6월에 이어 7월 인천~인천 노선 항공권을 13만300원에 판매한다. 5월(9만3000원) 대비 40.1% 오른 셈이다.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각각 5, 6월 대비 약 5000원 인상된 가격에 항공권을 판매한다.
가격 인상에도 항공사가 무착륙 비행으로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 관세청에 따르면 무착륙 비행 운항 시 편당 평균 105명이 탑승한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좌석 간 거리를 두기 때문에 동일 기종 일반 항공편에 비해 탑승객이 적다. 평소 495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A380은 무착륙 비행 시 300석으로 61%의 승객만을 받는다.
그럼에도 무착륙 비행은 지속될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수익이 워낙 안 나는 상황이니까 작은 수익이라도 낼 수 있다면 운행한다. 수요가 있으면 비행기를 띄우는 게 맞다”고 말했다. LCC 관계자도 “운항승무원이 최소비행시간을 채워야 자격이 유지된다. 여러 부분을 고려했을 때 비행기를 쉬는 것보다는 운항하는 게 낫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중인 항공사들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윤문길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무착륙 비행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품이다. 오죽하면 항공사들이 무착륙 비행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어 “이런 때일수록 정부 차원에서 항공사들이 어려운 시기를 버텨나갈 수 있도록 저리자금으로 융자를 지원해주는 등의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