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한상의 ‘제 23차 관광산업위원회’ 개최···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등 관계자 20여명 참석
2019년 기준 외국인의 국내여행 85% 개별여행···단체여행만으로는 실효성 없어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방역 신뢰국가에 대한 해외 여행자 격리를 면제하는 ‘트래블버블’ 적용 범위를 개별 여행객까지 넓혀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트래블버블 대상이 단체 관광으로 제한될 경우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9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김정배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을 초청해 ‘제23차 관광산업위원회’를 열고 트래블버블 적용대상을 확대하고 조속한 시일 내 시행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날 회의에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대한상의 관광산업위원장)을 비롯해 김진국 하나투어 대표이사,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우기홍 관광산업위원장은 “전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며 일상복귀에 대한 희망은 커지고 있지만 관광업계는 아직 온기를 느끼기 어렵다”며 “더이상 버틸 여력이 많지 않은 관광업계에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기 위해 민간 협력도 확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정배 문체부 2차관은 “긴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다”며 “일부 국가에서 백신여권 도입, 입국자 격리면제 등 국제관광 재개 조치를 시행 중이며, 우리도 이들과 트래블버블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항공업계는 현재 트래블버블 정책에서 개별 관광이 빠진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개별 관광을 실시할 경우 동선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방역에 문제가 생길 것을 고려했지만, 항공업계는 업계 현실이 반영되지 못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김광옥 한국항공협회 본부장은 “2019년 기준 외국인의 국내여행 85%, 내국인의 해외여행 70%가 개별여행이었다”며 “동선확인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해 방역 안전이 확보된다면 트래블버블 대상을 비즈니스와 개별여행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여행을 위한 다른 제약도 많다. ‘안심 방한 관광상품’이라고 명명된 단체 관광은 백신 접종자만 가능하다. 또 여행사는 신청서에 관광객을 대상으로 방역지침 교육, 방역지침 준수 여부를 확인해 보고하는 방역전담관리사 지정 등의 방역 계획을 포함해야 한다. 상품 구성안, 방역지침 준수확약서, 경영현황, 상대국 협력 여행사 정보 등도 미리 명기해야 한다. 이 같은 심사를 거쳐 상품 승인을 받은 이후에나 방한 관광객 모집이 가능하다.
아울러 항공업계는 이번 트래블버블 조치가 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인바운드’ 수요에만 집중됐다는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아웃바운드’수요에 대한 대책은 사실상 전무해서다.
지난 9일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업계 간담회에서도 아웃바운드 수요에 대한 대책은 언급되지 않았다. 간담회에서 10여명 이내 음식체험 코스 등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실제 항공 및 관광 수요 회복 대책과 거리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선 아웃바운드 수요 회복이 핵심이다”며 “정부가 트래블버블이라는 단편적인 대책에만 집중하지 말고 거시적 관점에서 항공산업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