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채굴업체 90% 패쇄···가상화폐 시세 '출렁'
"골든크로스 이어질 것" 관측도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가상화폐 시장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중국 정부의 규제로 대다수의 채굴업체가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비트코인의 시세는 크게 하락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약 1년 반만에 ‘데드크로스’ 현상이 발생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 관영 영문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1일 중국에 있는 채굴업체 90%가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쓰촨성이 관내 26개 비트코인 채굴업체에 폐쇄 명령을 내린 결과다. 이와 함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전날 알리바바의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와 일부 주요 시중은행 간부들을 불러 암호화폐 관련 거래를 완벽하게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그간 가상통화 신규 발행과 거래를 금지하면서도 채굴에 대해선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채굴에 전력이 크게 소모돼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방해가 된다는 판단에 따라 채굴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 위안화 도입을 준비하는 점도 기존 가상화폐 채굴을 금지하는 이유로 꼽힌다.
가상화폐는 일제히 크게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22일 오전 7시 시세가 3만1603달러로 24시간 전과 비교해 11.29% 폭락했다. 비트코인이 3만1000달러 선으로 하락한 것은 지난 1월 28일 이후 처음이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중국의 강력한 채굴 규제로 가상화폐 시총이 약 3000억달러(약 340조원) 증발했다고 전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시세 하락을 두고 ‘데드크로스’ 현상이 발생했는 우려가 나왔다. 데드크로스는 원래 주식시장에서 나온 단어로, 주가의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할 때를 의미한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통상 지난 50일간의 이동평균선이 200일 동안의 이동평균선 밑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뜻한다.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면 시세가 크게 빠져 코인 투자자들에게는 공포의 단어로 통한다. 직전 데드크로스는 지난 2019년 11월에 발생했는데, 매도가 이어지며 가격이 한 달 동안 10% 가까이 내려갔다.
국내 투자자들도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지난주 11일과 18일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코인 29개 종목의 상장 폐지를 발표한 충격에서 벗어나기 전에 데드크로스 악재가 터진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해도 반드시 큰 폭의 시세가 하락하지는 않는다는 관측이 나온다. 데드크로스 이후엔 보통 그 반대 현상인 ‘골든크로스’가 나타난다는 것이 이유다. 골든 크로스는 50일 단기 이동평균선이 200일 장기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했을 때를 뜻한다. 투자자들은 이 때를 매수 시점으로 본다. 2019년 데드크로스를 지난 후 두 달만에 골든 크로스를 형성했다.
암호화폐 투자 컨설팅업체 퀀텀이코노믹스의 마티 그린스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보고서를 통해 “일반적으로 데스 크로스는 골든 크로스로 이어진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여기서 바닥을 친다면 시장이 준비됐을 때 강한 반등세가 재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