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역 복합개발 수주···3년 연속 조단위 사업 따내
신세계백화점 입점···“리스크 분산·사업 극대화 기대”
서울역·대전역 복합개발 순항···내년 착공 앞둬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한화건설이 역세권 복합개발에서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그룹 계열사가 아닌 경쟁자로 꼽히던 신세계와 손을 잡고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의 사업권을 따냈다. 3년 연속 조(兆)단위 역세권 복합개발을 수주하며 해당 분야 강자로 입지를 굳히는 모습이다.

◇1조2000억원 규모 수서역 복합개발 수주···백화점 부지, 갤러리아 대신 신세계 입점

25일 한화건설 컨소시엄은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 사업주관자 후보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화건설은 2019년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 지난해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에 이어 세 번째 대형 역세권 복합개발을 수주하게 됐다.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은 서울 강남구 수서동 197 일원 11만5927㎡ 부지에 오피스·백화점·숙박시설 등이 결합된 복합 환승센터를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1조2000억원 규모다. 한화건설 컨소시엄은 연말까지 출자 회사를 설립하고 설비 인허가 등을 거쳐 2023년 8월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화건설은 이번 수주를 위해 그룹 계열사가 아닌 신세계·KT이스테이트와 손을 잡았다. 그동안 대형 역세권 개발 수주전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역사, 한화에스테이트, 한화갤러리아 등 계열사가 대거 참여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수서역 복합개발 수주전 경쟁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한화건설이 경쟁자로 꼽히던 신세계와 손을 잡은 배경은 리스크 분산과 사업 극대화를 위해서다. 수서역 복합개발사업은 시공 후 시설을 30년 동안 소유·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BOT(Built-Operate-Transfer, 건설·운영·양도) 방식이다. 사업비 1조원도 조달해야 한다. 주관사인 한화건설 입장에선 유통업 강자인 신세계를 끌어들여 리스크 분산은 물론 이 지역을 랜드마크로 키워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

신세계의 합류로 백화점 부지에는 한화의 갤러리아백화점 대신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선다. 영업면적은 약 8만3000㎡(약 2만5000평)로 서울 최대 규모로 꼽히는 강남 신세계백화점이나 여의도 더현대서울과 함께 매머드급 점포가 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갤러리아는 신세계·롯데·현대 등 다른 백화점과 비교해 랜드마크 효과는 떨어지는 편이다”며 “실적도 지난해 손실로 돌아서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확장보다 안정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서울역·대전역 복합개발 순항, 내년 착공 앞둬 

한화건설은 이번 수주로 ‘역세권 복합개발 강자’ 입지를 굳힐 전망이다. 2019년 수주한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은 내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서울역사 뒤 유휴 철도용지를 서울역과 연계해 복합시설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2조원 규모다. 컨벤션센터·오피스·호텔·오피스텔·상업시설 등이 들어서는 ‘강북의 코엑스’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조감도 / 사진=코레일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조감도 / 사진=코레일

지난해 수주한 대전역세권 개발도 순항 중이다. 이 사업은 대전역에 인접한 복합 2-1구역 상업복합용지에 연면적 35만㎡ 규모의 주거, 판매, 업무, 문화, 숙박 등 복합시설을 건립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내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또 한화건설은 최근 서울시가 제3자 제안공고를 낸 사업비 2조원 규모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사업자 공모가 예상되는 ‘성남 백현 마이스 도시개발사업’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은 시공 능력은 물론이고, 다양한 시설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설계 능력과 수십년간의 안정적 시설 운영, 공공성 확보 등 전문적인 노하우가 필요한 분야”라며 “향후 지자체 등에서 역세권 복합개발을 추진할 때 가장 먼저 한화건설을 찾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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