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중기부 ‘동행세일’ 시작…디지털 전환으로 소상공인 지원
재래시장・소상공인 “나아진 게 없다”…지자체 관련 기관은 ‘동행세일’ 존재조차 몰라
플랫폼 유통기업 “매출 34% 올랐다”…“재고품 소진할 좋은 기회”

24일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의 대규모 할인·판촉행사 '대한민국 동행세일' 홈페이지 / 챕쳐=이현재인턴기자
24일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의 대규모 할인·판촉행사 '대한민국 동행세일' 홈페이지 / 캡쳐=이현재인턴기자

[시사저널e=이현재 인턴기자] 코로나19로 위축된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2021 대한민국 동행세일’(동행세일)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동행세일은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되지만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동행세일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 올해도 결국 온라인 플랫폼만 성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동행세일’은 지난해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기획된 행사다. 중기부는 코로나19로 움츠러든 경기를 활성화하고, 소비 진작을 이끌겠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기자는 지난 24~25일 이틀간 백화점・재래시장 등을 취재했다. 동행세일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기자가 직접 만난 소상공인들은 “동행세일이 큰 도움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24일 성수동 수제화거리(왼쪽)와 25일 영등교 골목시장(오른쪽). 한 성수동 수제화거리에 입점한 점주는 소상공인연합협회에 가입되어 있지만 '동행세일'의 존재를 알지 못했고(왼쪽 위) 영등교 골목시장의 정육점 점주는 버려진 고기를 보여주며 항의했다(왼쪽 아래) /사진=이현재인턴기자
24일 성수동 수제화거리(왼쪽)와 25일 영등교 골목시장(오른쪽). 한 성수동 수제화거리에 입점한 점주는 소상공인연합협회에 가입되어 있지만 '동행세일'의 존재를 알지 못했고(왼쪽 위) 영등교 골목시장의 정육점 점주는 버려진 고기를 보여주며 호소했다(오른쪽 아래) /사진=이현재인턴기자

재래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시장에 손님이 안온다”고 한탄했다. 그는 “동행세일을 통해 플랫폼 중계를 받는다고 해도 수수료가 문제”라며 “(한 사람한테)최소 2만원은 주문을 받아야 이윤이 남는다”고 말했다.

영동교 골목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상인은 “코로나19 이후 나아진게 없다”고 했다.

성수동 수제화거리도 마찬가지였다. 지자체에서 소상공인 사업을 위탁받는 ‘성수수제화허브’는 동행세일의 존재조차 몰랐다. 중기부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동행세일을 진행한다고 강조했지만, 오히려 상인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셈이다.

성수역 수제화 거리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은 “코로나19 이후로 수제화 거리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수제화 거리가 무너질 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각자도생에 가깝다”며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뛰어들었는데 (현 상황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25일 롯데백화점 내부. 동행세일을 홍보하는 플랜카드가 붙어있다.
25일 롯데백화점 내부. 동행세일을 홍보하는 플랜카드가 붙어있다. / 사진=이현재인턴기자

백화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중기부는 주요 백화점들이 지난해 동행세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나 올랐다고 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현대백화점 본점 직원은 동행세일로 매출에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했다.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 매장 직원도 “반짝 매출이 오를지는 모르겠다”며 “작년처럼 그때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체적인 유동인구가 줄어 매출이 떨어진 이후 큰 변화는 없다”고 했다.

24일 무신사 동행세일 사이트. / 캡쳐=이현재인턴기자
24일 무신사 동행세일 사이트. / 캡쳐=이현재인턴기자

반면 동행세일에 참여한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은 이번 동행세일에 기대하는 분위기다. 동행세일에는 쿠팡, 위메프, 무신사, W컨셉 등이 참여했다. 중기부는 올해 동행세일 기간 공영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 ‘가치삽시다’로 온라인 플랫폼을 지원한다. 

온라인 플랫폼 관계자는 “동행세일 기간 참여한 유통 기업 매출은 평균 34% 늘었다”고 밝혔다. 

무신사 관계자는 “동행세일에 참여하니 고객들 반응이 좋다”며 “작년에는 오프라인 행사인 코리아패션마켓에만 참여했었는데 이번에 동행세일에 참여했다. (무신사에 입점한 브랜드의) 재고품을 소진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