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밑돌던 공모리츠 주가 최근 우상향···하반기 공모리츠 신규상장 '파란불'
경기회복·인플레이션에 투자심리 개선···주가부양 위해 물류센터·ESG경영 내세워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냈던 공모리츠들의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면서 올해 하반기 상장 예정인 공모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상장했던 공모리츠들은 대부분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흥행실패를 겪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벌어진 성장주 열풍에 공모리츠가 장점으로 내세웠던 안정적 배당의 장점이 가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백신접종 확대에 따른 경기회복 및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면서 공모리츠 시장 전망이 한층 밝아진 상태다. 여기에 공모리츠를 준비 중인 운용사들도 시장의 수요에 맞춰 공모리츠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 달궈지는 공모리츠 시장···하반기 상장 ‘청신호’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하면서 공모가를 밑돌았던 5개 공모리츠의 주가는 모두 이날 종가기준 공모가를 넘어선 상태다.
지난해에는 이지스밸류리츠, 미래에셋맵스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코람코에너지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등 총 6개의 공모리츠가 상장했는데 지난해 12월 상장한 ESR켄달스퀘어리츠를 제외하고는 모두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돌았다.
지난해 공모리츠 중에 최대규모 공모(4850억원)에 나섰던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경우 청약에서 0.23 대 1로 미달이 나면서 상장주관사인 KB증권과 메리츠증권, 인수회사인 대신증권이 미달물량을 떠안기도 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와 동시 상장을 추진하던 마스턴프리미어제1호리츠의 경우 상장을 철회했다.
이러한 배경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정적 배당을 내세우는 공모리츠에 돈을 묶이는 것보다 주가가 급등하는 성장주에 투자하기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2분기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최근 공모리츠 시장의 분위기는 다시 달궈지고 있다. 경기회복으로 임대수익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고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리츠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장 이후 공모가를 내내 밑돌던 공모리츠들은 지난달 초를 기점으로 모두 공모가를 회복했고 최근에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공모리츠 주가가 최근 우상향하면서 올해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공모리츠들의 흥행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다수의 공모리츠가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
SK그룹의 부동산과 주유소 등을 자산으로 삼고 있는 ‘SK리츠’와 SK디앤디 자회사인 디앤디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디앤디플랫폼리츠’, NH리츠 운용이 성남 분당스퀘어 등을 자산으로 편입한 ‘NH올원리츠’, 지난해 공모리츠 시장 한파에 상장을 한차례 철회했던 ‘마스턴프리미어제1호리츠’,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의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신한서부티엔디리츠’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KB자산운용,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등 다수의 자산운용사들도 공모리츠를 준비 중이다.
◇ ‘성장주’ 리츠 시대···물류센터·ESG로 경쟁력 강화
올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공모리츠들의 특징은 다양한 부동산을 포트폴리오로 편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공모리츠의 장점인 안정적인 배당보다 주가 상승에 따른 매매차익 가능성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시장의 수요에 맞춘 것이다.
공모리츠의 추가 자산편입은 기업의 인수합병에 해당한다. 인수합병으로 기업을 키워나가듯이 공모리츠도 추가자산을 편입해야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이러한 공모리츠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신한알파리츠가 꼽힌다. 2018년 상장한 신한알파리츠는 올해 4월까지 총 6차례 자산편입으로 주가를 8000원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최근 가장 선호되는 자산은 물류센터다. 올해 하반기 예정인 공모리츠 가운데 디앤디플랫폼리츠, NH올원리츠, 마스턴프리미어제1호리츠 등은 물류센터 편입을 계획하고 있다.
이외 SK리츠의 경우 새로운 차별화 요소로 분기배당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공모리츠는 반기 배당이 대부분이었는데 해외 공모리츠는 분기배당은 물론 매달 배당도 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도 최근 공모리츠의 새로운 필수항목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ESG가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드러나자 공모리츠에도 ESG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SK리츠의 경우 SK에너지가 보유한 주유소를 유동화해 확보한 자금으로 수소·전기차 충전소 등 친환경 에너지 플랫폼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등 부동산 자산운용사 빅3도 올해 ESG 전담조직을 설립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쿠팡의 물류센터 화재 사고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엄격한 ESG 준수 여부가 물류리츠에 요구되는 투자기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