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만명 대상 1차 AZ 이어 7월 화이자 접종 예정···정부도 교차접종 임상시험 진행
감염병 전문가 “효과 입증, 변이도 예방”···“충분한 연구 없어 부작용 모른다” 의견도

지난 22일 서울역 광장 중구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2일 서울역 광장 중구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1차와 다른 제약사의 백신을 2차 접종하는 교차접종이 다음 달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된다. 이에 감염병 전문가들은 교차접종 효과는 일단 안심할 수준이라는 데 공감했다. 다만 안전성 측면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2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4월 19일부터 5월 8일 사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차 접종한 방문 돌봄 종사자와 의원 및 약국 종사자, 사회필수인력 등 76만여 명은 7월 중 2차 접종 시기에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된다. 교차접종이란 1차와 다른 제약사 백신을 2차 접종하는 사례를 지칭한다. 2월 국내에서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교차접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규모 교차접종 효과와 안전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정도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교차접종 효과에 대해서는 유사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해외 임상시험과 연구 결과, 일부 효과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전성 측면에서는 다소 분위기가 달랐다. 이에 정부가 현재 진행 중인 국내 교차접종 임상시험 결과도 주목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교차접종 안전성과 관련, “장기 안전성은 전망이 어렵다”고 전제하고 “부작용에 대한 연구는 영국과 독일 결과가 조금 다르다”고 언급했다. 천 교수는 “영국의 경우 교차접종 시 같은 백신을 접종 받은 경우에 비해 발열이 20% 많았다”면서도 “독일 연구에서는 아스트라 2번 접종에 비해 부작용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합하면 교차접종 시 부작용은 큰 차이가 없다”며 “중증 부작용도 나오지 않았다”고 정리했다.  

천 교수는 교차접종 효과와 관련, “스페인에서 아스트라 백신을 1회 접종한 것과 아스트라, 화이자 백신 교차접종을 비교했다”며 “교차에서 중화항체가 7배 높게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즉, 아스트라 백신 1회 접종에 비해 교차접종 효과가 높게 나온 것이다. 그는 “독일 연구에서 교차접종이 알파변이와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델타변이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같은 백신을 2번 접종 받는 경우에 비해 항체생성률이 높게 나오고 세포만역반응도 나쁘지 않다”고 정리했다.

천 교수는 “아스트라 백신을 2차 접종까지 받으면 12주 간격이 필요하지만 독일 연구에서는 교차접종으로 인해 8주로 짧아졌다”며 “교차접종이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 진행 중인 교차접종 임상시험 결과는 이달 내 발표될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효과 측면에서는 화이자 2번 접종 받는 것과 교차접종이 비슷하다고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스페인과 독일 연구 결과를 참고하면 교차접종 후 항체생성률이 괜찮다”며 “이상반응 비율을 보면 화이자 백신을 2번 접종 받는 것과 비슷하게 나온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부나 의료기관은 교차접종을 받는 국민들에게 2~3일 정도 고열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공지해야 한다”며 “부작용은 국민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교차접종 효과와 관련, “아스트라 2번 접종보다는 훨씬 낫고 화이자 2번 접종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쉽게 설명하면 아스트라와 화이자 백신의 장점을 모은 것이 교차접종이고, 특히 항체생성률이 그러하다”고 정리했다.  

반면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부작용 등 교차접종 안전성에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경우 교차접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유럽에서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충분한 연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차접종에 있어 항체생성률이 올라가는 등 효과가 높다는 점을 일부 인정한다”면서 “문제는 안전성”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플랫폼이 다른 백신을 같은 사람에게 접종하는 것은 자칫 중증이나 치명적 부작용 가능성이 있다”며 “예기치 않은 부작용 발생 가능성은 누구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차접종 효과는 큰 문제점이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안전성과 관련해 모니터링을 잘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결국 교차접종 효과는 상대적으로 문제가 적지만 안전성은 전문가들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며 “접종 초기 급한 대로 아스트라 백신을 접종한 정부가 무슨 논리를 내세워 교차접종을 옹호할지 주목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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