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장 목표로 하는 CJ올리브영···기업 가치 올리는데 주력
CJ 오너 일가 신형우선주로 지분 확대···“승계 작업 논하기 이르다” 일축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코로나19로 화장품 사업이 위축됐음에도 CJ올리브영은 H&B(헬스앤뷰티)스토어 가운데 독보적인 1위 기업으로 굳히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중소 화장품 업체에 대한 갑질 의혹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이지만, 내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 가치를 올리는데 애쓰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1조8739억원, 영업이익 1001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에 진행한 여름 맞이 올영세일에서는 7일간 매출 107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장수도 1259개로 H&B스토어 중에서 가장 많다.
CJ올리브영은 자사 온라인몰의 경쟁력을 활용해 전국 오프라인 매장과 시너지 효과도 노리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자체 브랜드를 홍콩 현지 H&B스토어 매닝스(Mannings)에 수출하며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CJ올리브영은 내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 가치를 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CJ올리브영은 지난 5월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에 50억원을 출자해 H&B 혁신 성장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는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벤처캐피탈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부사장과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각각 24%, 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CJ 공시에 따르면 이경후 CJ ENM 부사장은 올해 1분기 지분율 23.95%로 지난해 말(22.72%)보다 1.23% 늘었고,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은 지난해 말 22.98%에서 올해 1분기 24.84%로 1.86% 끌어올렸다.
아울러 CJ올리브영은 매장수를 늘리며 온라인 매출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CJ올리브영은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19년 10.6%에서 2020년 17.9%, 올해 1분기 23.4%까지 늘렸다. 지난해 말 CJ올리브영 프리IPO 당시 CJ올리브영은 기업 가치를 1조8361억원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CJ그룹의 지분율 움직임에는 CJ올리브영의 상장과 관련 있다고 분석한다. CJ올리브영 지분은 최대주주인 CJ주식회사가 55.24%를 보유하고 있고, 이 중 이선호 부장이 17.97%, 이경후 부사장이 6.91%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재현 회장 자녀들에게 힘을 실어주며 상장 작업에 착수한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CJ올리브영은 중소 화장품 업체에 대한 갑질 의혹을 받고 있다. 상장을 앞두고 갑질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시선도 있다. CJ올리브영은 지난 4월 한 납품업체에 대규모유통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 당했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12월 해당 납품업체에 10억원 규모의 반품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해당 업체 제품을 헐값에 판매했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공정위는 판매를 위해 직매입한 제품을 반품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CJ올리브영이 이를 위반한 것이다. 이는 영세한 납품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다. 대신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예외적으로 반품이 인정되기도 한다.
앞서 CJ올리브영은 대규모 할인을 앞두고 입점 화장품 업체들에 할인 기간 2주일 전후로 업체에서 개별적인 할인을 진행하지 말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의혹도 받은 바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대규모유통법을 위반한 사항은 없다”면서 “현재 공정위와 관련된 업체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CJ그룹 관계자는 “CJ올리브영 주주가 CJ그룹이고, 이경후 부사장과 이선호 부장 지분이 얽혀 있다 보니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데 아직 승계 작업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며 “올리브영 상장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