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 목표주가 6만30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높여
“스프레드 개선에 실적 기대감 높아”···2분기 영업익 전년 동기 대비 33배↑
“원재료 가격 상승 판가 반영 쉽지 않고 중국 규제 이슈도 나와 유의해야”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던 현대제철 주가가 최근 한 달 동안 약세를 보인 가운데 되레 목표주가를 높이는 보고서들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관심을 끌었던 내수용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은 시장 전망치에 못 미쳤지만 여전히 제품가 인상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선 철강업종의 피크아웃(Peak-Out·고점도달) 가능성을 들어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주가가 최근 한 달 동안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제철의 전날 종가는 5만700원으로 지난달 11일 장중 6만3000원을 기록한 이후 19.5%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5% 내린 것 대비 저조한 주가 흐름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었다. 지난해 7월 1일만 하더라도 2만8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해 말 4만원대까지 상승했고 올해 5월 6만3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경제 재개에 따른 쇼티지(공급부족) 이슈와 철광석 가격 상승에 따른 판가 전이 기대감이 발생하면서 철강업종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특히 현대제철은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판재 부분에서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컸다. 그 중에서도 만 4년 동안 동결됐던 자동차용 강판 가격 인상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자동차 강판 공급 가격은 1톤당 5만원 인상하는 데 그치면서 실망 매물이 나왔다. 원가 상승분을 고려하면 1톤당 5만원 인상은 부족하다는 분석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목표주가를 재차 올리는 보고서들이 나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실망도 했지만 기대도 크다’란 보고서를 통해 목표주가를 기존 6만30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높였다. 전날 현대제철 종가가 5만700원임을 감안하면 43% 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유안타증권은 여전히 다양한 부문의 스프레드(제품가와 원가 차이) 개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른 실적 상승을 예상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열연, 냉연, 후판 모두 스프레드 개선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봉형강류는 가격 책정 구조(철근)에 따라 유통 시장 스프레드 개선이 바로 적용되지 않지만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안타증권이 제시한 현대제철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694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139억원 대비 33.7배 많은 것이다.
메리츠증권 역시 지난 8일 ‘아직 기대할 것들이 남았다’는 보고서를 통해 현대제철 목표주가를 기존 6만원에서 6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메리츠증권은 건설시장 호황에 따른 철근 유통가격 상승의 수혜가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하반기 자동차 강판가격 추가 인상 가능성에 따른 기대감도 남았다고 봤다. 메리츠증권은 현대제철의 2분기 영업이익을 4165억원으로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선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프레드 개선세가 나올 지 여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라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을 판가로 이전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이번 상반기 자동차 강판 협상과정에서 드러났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가파르게 오르는 철강 가격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