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닌성 등 북부 소재 현지 공장 운영 변수
격리 조치 시 인력 충원도 어려워
퀄컴 AP 공급난 이어 부품 전반 수급 빠듯해질 듯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베트남 현지 출장을 가게 되면 하노이에서 먼저 격리되고 현지 공장 지역으로 이동한 후에 또 한 번 격리됩니다. 가는 데에만 거의 한 달이 걸립니다. 지난해 코로나19 청정 지역으로 꼽혔던 베트남에서 갑작스럽게 생산 이슈가 터져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베트남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현지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 스마트폰 협력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현지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공장 운영에 차질이 생긴 것은 물론 격리자 공백에 대한 인력 충원 우려가 커졌다.
9일 전자부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일부 스마트폰 부품 공급사들은 코로나19 여파로 공장 가동에 차질을 겪었다. 관련업계는 올초 시작된 퀄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 부족이 2분기 내내 지속된 가운데 현지 생산 문제로 다른 부품 조달 상황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 부품업계 관계자는 “올 2분기 중 AP 공급난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여기에 추가적으로 지난달 베트남 현지 코로나19 확산으로 특정 부품 공장 부지가 폐쇄되는 등 공장 운영에 차질을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전반적인 스마트폰 부품 공급난이 부품 발주량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지난 4월 말부터 시작된 4차 지역감염 영향으로 지난달 25일엔 일일 신규확진자가 300명대로 급증했다. 삼성 스마트폰 공장과 다수 협력사가 몰려있는 박닌성의 경우 4차 유행 시작 후 이달 초까지 800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베트남 박닌성 공장은 갤럭시 스마트폰 생산의 50%가량을 소화하는 생산 거점이다.
베트남에 이어 인도 시장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스마트폰 시장 회복이 불투명하다.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 업계가 치열한 중저가 경쟁을 펼치는 동남아 및 인도 스마트폰 수요가 단기적으로 급감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인도에 신공장 건설을 계획 중인 일부 스마트폰 부품 제조사는 현지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공장 부지 실사 등 전반적인 증설 일정이 늦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폴더블 스마트폰과 ‘갤럭시S21 FE’ 등 보급형 스마트폰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단종하는 대신 폴더블 스마트폰을 예년보다 약 1~2개월가량 앞당겨 출시한다. 올해 목표 출하량은 약 600만대 규모로 알려졌다. 연간 1000만대 팔리던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빈자리는 보급형 FE시리즈로 채울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현지 스마트폰 공장이 정상 가동중이며 현지 직원들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위축되고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스마트폰 부품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공장 부지 폐쇄가 풀려도 확진자가 생기면 격리 조치 때문에 인력 충원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3분기부터는 상황이 완화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점이 불안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