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원전보다 안전성 보완된 소형원자로(SMR) 미래에너지 기술로 급부상
SMR 시장에서도 두산중공업 기존 원전설비 기술 활용할 여지 커

/ 사진=시사저널e 자료사진
/ 사진=시사저널e 자료사진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빌게이츠 언급 이후 이른바 소형원자로로 불리는 SMR(Small Modular Reactor)이 핵심 미래 에너지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원전의 효율을 실현하면서도 안전과 환경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장점을 지녔기 때문인데,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중공업이 기존 원전 기술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풍토는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SMR은 300MW 이하 설비 용량을 갖는 원자력 발전설비를 말한다. 용량은 작지만 그만큼 부지선정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냉각제펌프, 증기발생기 등을 하나로 일체화한 것으로 기존 원전의 아킬레스건이던 안전성 문제를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MR이 주목받으며 함께 주목받는 곳이 두산중공업이다. 세계적인 원전설비 기술을 갖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현 정권이 탈원전 기조를 내세우면서 적자의 늪에 빠진 바 있다.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며 위기탈출을 시도해왔지만 탈원전 속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했던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원전의 단점을 극복한 SMR이 주목받으며 두산중공업이 원전 설비기술을 활용할 길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새로운 SMR 시대가 오더라도 설비와 관련해선 기존에 안정적인 원전 설비기술을 가진 곳이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뉴스케일이 SMR과 관련해 우리와 협력키로 한 것은 두산중공업의 기술이 SMR과 관련해서도 인정을 받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SMR이 늘어나면 두산중공업이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할 여지가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원자력 전문회사 뉴스케일은 SMR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세계적 기업으로 꼽힌다. 두산중공업은 뉴스케일 협력을 바탕으로 13억달러, 우리돈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자재를 공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탈원전과 SMR이 공존할 수 있을지 여부다. 이에 대해선 아직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 모두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원전 안전성 문제 해결을 위해 이뤄지고 있는 SMR 기술개발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탈원전 정책은 변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원전 권위자 황일순 유니스트 교수는 “SMR과 같은 새로운 원전 기술이 신재생에너지 수준의 안전성을 갖고 탄소배출 등과 관련해 환경에도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면 그대로 인정을 해줄 필요가 있다”며 “원전 문제는 냉정하게 판단을 내려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도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SMR을 핵심기술로 꼽고 각 국에서 관심 갖고 뛰어들고 있다는 점은 두산중공업에겐 원전기술력을 계속해서 살릴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다만 여전히 일각에선 SMR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의 목소리가 있는 만큼 탈원전과 SMR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변수다.

또 내년 3월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차기 원전기술과 관련해 차기 정부의 기조 역시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