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입고 시간대 편의점 방문···곰표 맥주 구입 성공

‘곰표 맥주 대량입고’라는 문구가 붙은 CU 점포 외벽. 들어가 확인해보니 곰표 맥주는 동난 상태였다. / 사진=김지원 인턴기자
‘곰표 맥주 대량입고’라는 문구가 붙은 CU 점포 외벽. / 사진=김지원 인턴기자

곰표 맥주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른다. 지난해 출시 이후 완판 행렬을 이어가던 곰표 맥주는 최근 SNS를 중심으로 구매 인증글이 올라오며 더 관심을 모으는 추세다. MZ세대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곰표 맥주는 화제다. 맘카페와 지역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곰표 맥주를 찾는 글이 쏟아진다.

곰표 밀맥주는 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와 밀가루 제조사 대한제분이 손잡고 출시한 맥주다. 편의점 CU와 대형마트에서 판매된다. 출시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불티나게 팔린다. CU의 곰표 맥주 하루 평균 판매량은 17만개며 최고 판매량은 26만개에 육박한다. 지난 4월 29일 곰표 맥주 공급량을 늘려 판매에 나선 CU는 약 2주 만에 300만캔을 완판했다.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곰표 맥주, 기자가 직접 찾아 나섰다. 지난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서울 강남·송파·강서 일대 판매처를 돌았다.

'4개 1만원' 행사 대상 품목인 곰표 맥주. 곰표 맥주가 진열돼 있어야 할 매대가 비어있다. / 사진=김지원 인턴기자
'4개 1만원' 행사 대상 품목인 곰표 맥주. / 사진=김지원 인턴기자

‘곰표 맥주 대량입고.’ 지난 7일 강남구 역삼동 CU 편의점 외벽에 붙은 문구를 보고 곧장 매장에 들어갔다. 맥주 코너를 살폈지만 곰표 맥주로 채워져야 할 칸은 텅 비어 있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문구를 보고 편의점에 들어갔지만 재고가 없어 발길을 돌렸다는 후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난 5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사진=네이버 맘카페 캡처
지난 5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사진=네이버 맘카페 캡처

이날 곰표 맥주 입고 상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점주는 "매일 들어오는데 다 팔렸다"고 답했다. 발걸음을 돌리려는 기자에게 그는 "4시쯤 다시 방문해보라"고 말했다. 해당 지점에는 곰표 맥주가 통상 오후 2시30분~3시30분에 하루 12캔씩 입고된다고 했다.

지난 7일 구입한 곰표 맥주. / 사진=김지원 인턴기자
지난 7일 구입한 곰표 맥주. / 사진=김지원 인턴기자

같은 날 오후 3시40분, 곰표 맥주가 입고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CU를 찾아 들어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주류 매대 한 쪽에 곰표 맥주가 일렬로 진열돼 있었다.

CU가 곰표 맥주의 하루 입고 개수를 제한한 것은 보다 많은 고객에게 곰표 맥주를 접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다만 수제맥주를 대상으로 '4캔 1만원' 행사를 하는데, 이 행사 품목에 곰표 맥주도 포함된다. 4캔에 1만원으로 구매 시 기존 개당 3500원에서 할인된 금액인 2500원에 구매 가능하기 때문에 입고와 동시에 빠르게 소진된다. 강서구 소재 한 CU 직원은 "곰표 맥주는 보통 들어오고 한 시간 정도면 모두 팔린다"고 말했다.

편의점과 달리 대형마트에서는 곰표 맥주를 구경하는 것 조차 쉽지 않았다. 세븐브로이에 따르면 곰표 맥주는 CU 이외에 농협하나로마트·롯데마트·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홈플러스 등에도 납품된다. 

하지만 지난 7일 기자가 방문한 이마트(가양점), 홈플러스(잠실점), 롯데마트(월드타워점) 등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곰표 맥주를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8일 방문한 롯데마트 월드타워점 국산맥주 판매대. 곰표 맥주는 품절이었다./ 사진=김지원 인턴기자
지난 8일 방문한 롯데마트 월드타워점 국산맥주 코너./ 사진=김지원 인턴기자

홈플러스 잠실점 점원은 "저희 지점에는 안 들어온다"며 "앞으로도 입고 예정이 없다"고 했다. 이 점포는 추후 6주간 곰표 맥주 입고 예정이 없다. 그 이후의 입고 여부도 불투명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상품 입고 여부는 점포별로 상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년째 지속되고 있는 품절사태를 두고 희소성을 이용한 마케팅이 아니냐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의도적으로 물량을 조절해 소비심리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물량을 조절하지 않는다"며 "PB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생산 물량을 조절할 수 있는 권한도 없다"고 말했다. 제조사 세븐브로이 관계자도 "현재 공장을 전부 활용해 생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저희도 잘 판매될 때 노 젓고 싶다"고 강조했다.

곰표 맥주가 구하기 어려운 이유는 수요를 충족하기에 생산 공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이에 제조사 세븐브로이는 전북 고창에 공장을 증설해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소규모 면허가 아닌 일반 면허로 증설할 계획"이라며 "곰표 맥주 포함 자사 제품을 연간 1만2000톤 추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일본 불매 운동 등 사회적 상황이 맞물려 곰표 맥주의 인기가 증폭된 것으로 분석한다.

허경옥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본 맥주 불매 운동으로 선택의 폭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토속적인 느낌의 맥주를 출시한 것이 인기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지루함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곰표’라는 브랜드를 걸고 맥주를 출시해 새로운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켰다"고 덧붙였다.

허 교수는 "전국 곳곳의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을 통해 지속해서 해당 상품을 노출시킴으로써 일상화된 제품으로 굳을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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