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부터 메타버스까지 신기술로 게임 한계 사라져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게임이란 단어는 재정의돼야 한다. 4차산업혁명시대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모든 디지털 놀이가 게임이 됐기 때문이다.”
김대훤 넥슨 부사장은 9일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 개막 첫날 ‘4차 산업혁명시대 게임의 정의’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기존 게임과 게이머에 대해 업계가 갖고 있던 시각과 방식을 바꿔야 한다” 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는 게임업계가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게임을 통해 경쟁했지만, 이제는 대중을 대상으로 모든 놀이거리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면서 “게임업계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시도를 하고 있나”라고 화두를 던졌다.
이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은 현실처럼 상호작용할 여러 가능성을 열어 주고 있다”면서 “클라우드, 스트리밍 기술을 통해 게임플레이 영상을 보던 중 플레이버튼을 누르면 설치과정도 없이 보고 있던 시점부터 플레이가 가능한 방식의 게임도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의 경계를 허물어뜨린 사례로 ’포켓몬고‘와 ‘로블록스’를 들었다. 포켓몬고는 만화 속 캐릭터를 AR 기술로 끌어와 게임에 관심 없던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폭넓게 수용했다. 로블록스 역시 블록이란 장난감을 디지털화해 새 시장을 창출한 사례다.
김 부사장은 “인공지능(AI)가 마이크나 카메라로 플레이어를 관찰하면서 그 사람의 기호를 판단하면서 스토리 전개를 만들어내는 방식도 가능할 것 같다”며 “비전 인식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얼굴 표정이 나의 감정표현이자 또 하나의 컨트롤러로 작동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넥슨도 새로운 개념의 게임을 개발중이다. 신규 개발본부는 신규 프로젝트 ‘페이스플레이(FACE PLAY)‘와 ’MOD‘를 준비중이다. 페이스플레이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얼굴을 반응형 콘텐츠로 만들어 게임에 적용한다. 화상채팅을 넘어 자신의 아바타를 생성해 메타버스에서 어울려 놀 수 있다. MOD 역시 창작자뿐 아니라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김 부사장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방치형 게임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게임이 주류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게임을 켜놓고 보는 형태로, 이전 게임과는 많이 다른 형태”라고 말했다.
‘즈위프트(Zwift)’처럼 운동기기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돼 사실상의 게임이 된 경우도 있다. 그는 “운동기기에 게임성을 가미해 게임과 같은 싱글스테이지와 멀티플레이, 랭킹도 있다”라며 “각기 다른 영역에서 시작된 콘텐츠가 융합·발전하면서 경계선에서 만난 것”이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로 인해 기존산업의 경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면서 “이제 게임이란 단어 대신 디지털놀이 서비스를 지칭하는 단어가 나오길 바란다. 이 강연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