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간 사면관련 호감도 지속증가···게시물도 급증
긍정적 반응보인 文대통령 향해···경제개혁연대 “사면권 남용돼선 안 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여부가 쟁점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환적인 자세를 취했다는 점에서 사면을 반대하는 이들의 반발이 고조되는 가운데, 사면에 대한 국민적 호감도는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3일 글로벌빅데이터 연구소는 뉴스·커뮤니티·정부·공공·기업·단체 및 주요 SNS 등 12개 채널 22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이 부회장 사면관련 키워드 호감·관심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분석기간은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이 있던 1월 18일 다음 달인 2월 1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다.

분석결과 긍정률은 높아지고 부정률은 낮아진 추세를 보였으며, 긍정률에서 부정률을 뺀 값인 ‘순호감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2월 이 부회장 사면 게시물 긍정률 11.3%, 부정률 12.2%, 순호감도 –0.9% 등을 기록했다. 3월에는 긍정률 28.7%, 부정률 26.1% 등을 보이며 긍정률이 부정률을 2.6%p 앞질렀다.

4월에는 긍정률 20.3%, 부정률 9.5%로 순호감도 10.8%를 보였다. 전달에 비해 긍정률이 소폭 감소했으나 부정률은 더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에는 긍정률이 부정률을 크게 앞질렀다. 긍정률 28.1%, 부정률 8.7% 등이었다. 이 부회장의 사면을 언급한 포스팅 수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2·3월에는 각각 451·157건이었으나 4월 1만2258건, 지난달 1만7882건 등으로 확대됐다.

여론의 흐름과 지난 2일 이뤄진 문 대통령과 4대그룹 총수와의 만남을 계기로 이 부회장 사면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날 오찬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자리했다. 삼성에서는 이 부회장을 대신해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했다. 대통령과 4대 그룹 총수의 별도 오찬은 현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비공개 석상에서 대통령에 이 부회장의 사면 필요성을 제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제5단체의 입장을 대변한 최 회장의 해당 발언이 나오자 삼성의 김 부회장도 “반도체 등 대형투자를 위해선 총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고 답변하며 전환적인 자세를 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면과 관련된 여론이 고조될수록 이를 반대하는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도 거세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과 주요그룹 총수들 간 만남이 이뤄진 청와대 앞에서는 오전부터 이 부회장의 사면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이튿날인 오늘(3일) 경제개혁연대는 논평을 통해 “특별사면은 대통령 고유권한이지만, 사면권이 남용돼선 안된다”면서 “사면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