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매출 1000억원 돌파 가능성, 부진한 수익성은 고심···유유 “연구비 투자가 원인”
유원상 대표, 전립선비대증 등 4개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개발 진행에 오랜 시간 필요”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유유제약이 오너 3세 유원상 사장의 단독대표 체제에 돌입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등 일부 수익성 부진에도 유유제약이 향후 신약 연구개발(R&D)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유제약은 최근 유승필, 유원상 대표체제에서 유원상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대표 변경 사유는 유승필 회장의 퇴임이다. 유 회장은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은 유유제약이 100년 장수기업으로 지속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유유제약 역사의 산증인이다. 46년간 유유제약을 경영한 유 회장은 최근 퇴임식을 갖고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1974년생인 유원상 대표는 회사 창업주인 고(故) 유특한 회장의 손자이자 유 회장 장남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취득 후 미국 메릴린치에서 근무했다. 미국 뉴욕 노바티스 입사를 통해 제약업계에 입문했다. 이어 지난 2008년 유유제약에 상무로 입사했으며 2014년 부사장, 2020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유 회장과 각자 대표 체제를 구축하며 경영자로서 자리를 잡은 그가 이제 처음으로 회사를 단독 운영하게 됐다.
유 대표 경영철학은 ‘인사가 만사다, 사람이 중요하다’이다. 실제 유 대표는 ‘대학생이 졸업 후 입사하고 싶은 기업을 만들자’라는 경영목표를 공유하며 각종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시행하는 핵심인재 스톡그랜트(회사 주식 무상증여) 제도와 근무 시간 직원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안마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키퍼’ 제도를 도입한 것도 유 대표다.
그는 다른 제약업계 2, 3세 경영자와 유사하게 ‘활기찬 젊은 경영인’이나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시도하는 경영인’이라는 평판을 듣고 있다. 학부와 대학원을 미국에서, 그리고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한 그는 회사 조직문화를 수평적이고 개방적 분위기로 개편하고 있다. 지난해 과장과 차장, 부장 등 중간직급을 매니저로 통합한 것도 그다.
유유제약은 지난 1941년 고(故) 유 회장에 의해 설립돼 1953년 국내 최초 약리학적 7층 당의정 종합비타민 비타엠 출시를 시작으로 자리매김한 중견제약사다. 골다공증 치료제 ‘맥스마빌’과 항혈소판제 ‘유크리드’를 개발, 2개 개량신약을 탄생시킨 바 있다. 뇌 및 말초순환 개선제 ‘타나민’과 항혈소판제 ‘유크리드’, ‘맥스마빌’, 비강세정제 ‘피지오머’ 등이 주력제품이다.
유유제약 현안은 연매출 1000억원대 돌파와 부진한 수익성 제고, 신약 R&D로 요약된다. 우선 최근 4년간 유유제약 매출을 보면 지난 2017년 628억5200만원, 2018년 830억9600만원, 2019년 908억7800만원, 2020년 981억2000만원으로 집계된다. 올 1분기 264억9500만원 매출을 올린 유유제약은 창립 80년 만에 연매출 1000억원대 제약사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단, 지난해 308억원 매출을 기록한 타나민을 대상으로 현재 정부당국이 급여 재평가를 진행 중이어서 재평가 결과에 따라 타나민 매출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부진한 수익성은 고민거리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2.3%(63억원) 하락한 62억7100만원을 공개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78% 감소한 24억1300만원을 기록했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신약 개발을 위해 투자비용이 적지 않았던 것이 수익성 특히 당기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매출원가 상승도 영업이익에 여파를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매출원가는 403억원이다. 전년 355억원에 비해 48억원 상승한 것이 영업이익 감소의 한 원인이다.
하지만 유유제약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신약 R&D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지난 2019년 대표이사 취임 후 회사 경영전략을 신약 R&D 가속화로 결정한 유 대표는 전립선비대증, 안구건조증, 뇌졸중,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등 총 4개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유유제약은 지난해 47억원을 투입한데 이어 올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82.5% 증가한 15억원을 R&D에 투입했다.
실제 유유제약은 지난 3월 미국 UCLA 대학과 뇌졸중, 다발성경화증 치료 신약 공동연구 진행을 발표하기도 했다. 유유제약은 이번 공동연구로 개발된 신약 물질에 대해 지적 재산권 및 상용화를 위한 독점적 권리를 가진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전립선비대증 신약후보물질의 경우 기존 치료제 부작용 보완에 초점을 맞춰 개발을 추진 중”이라며 “최소 7년여 시간을 필요로 하는 R&D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